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아시아 쿼터 1순위 에디(왼쪽), 외국인 선수 1순위 요스바니(오른쪽). 한국배구연맹2022-2023시즌 최하위에 머문 삼성화재가 든든한 양 날개를 달고 반등을 노린다.
삼성화재는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아시아 쿼터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모두 1순위 지명의 행운을 잡았다. 아시아 쿼터로는 몽골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에디(24·198cm), 외국인 선수로는 쿠바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요스바니 에르난데스(31·201cm)를 선택했다.
아시아 쿼터는 2005년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도입된 제도다. 지명 순서는 지난 시즌 최종 순위의 역순으로 추첨 확률이 배정되는 외국인, 신인 드래프트와 달리 동일 확률로 추첨해 정해졌다. 여기서 삼성화재가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해 에디를 뽑은 것.
에디는 2017년 배구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국인 몽골을 떠나 한국의 배구 명문 순천제일고에 입학했다. 고교 졸업 후 성균관대에 진학, 당시 사령탑으로 지낸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에게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이번 트라이아웃을 통해 김 감독과 재회했다.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몽골 국적이지만 한국어가 능통해 통역이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다.
삼성화재는 뒤이어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OK금융그룹에 이어 2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그런데 OK금융그룹이 지난 시즌 득점왕(921점) 레오(33·206cm)와 재계약했기 때문에 사실상 1순위는 삼성화재의 차지가 됐다. 이에 김상우 감독은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최대어로 꼽힌 요스바니를 지명했다.
요스바니는 V리그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지난 2018-2019시즌 OK금융그룹, 2019-2020시즌 현대캐피탈, 2020-2021시즌 대한항공에서 활약한 바 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 지명의 영예를 안고 3년 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지난 6일과 7일 진행된 평가전에서 요스바니는 뛰어난 실력을 뽐내 7개 구단 감독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드래프트에서 요스바니를 뽑은 김상우 감독은 "배구에 대한 기본기와 센스가 있다. 배구를 알고 하는 수준이다. 엄청나게 퍼포먼스가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검증이 된 선수"라고 평가했다. 과거 요스바니와 함께 했던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그때보다 성숙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면서 "힘도 좋고 파이팅도 있다. 선수들과도 잘 어울린다.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11승 25패 승점 36을 기록, 최하위에 머물렀다. 2019-2020시즌 이후 4시즌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최다인 8회 우승에 빛나는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 쿼터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그토록 바라던 공격진 보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상우 감독은 "팀 사정상 공격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리베로와 미들 블로커 포지션은 괜찮다. 공격 쪽 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는데 에디와 요스바니를 품어 다음 시즌 한층 더 강력해진 공격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 선수가 다음 시즌 삼성화재의 명가 재건에 앞장설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