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키움 히어로즈올 시즌 초반 이정후(25·키움)는 타격 슬럼프에 빠져 고전했다. 개막 첫 달인 4월 타율이 2할1푼8리(87타수 19안타)에 그쳤다. 지난해 리그 MVP와 타격 5관왕을 차지한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5월부터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심기일전했다. 특히 지난 16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선 머리를 짧게 깎고 나타나 각오를 다진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16일과 17일 두산전에서 각각 3안타와 2안타를 터뜨리며 불을 뿜었다. 이정후가 올 시즌 이틀 연속 멀티 히트 활약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5월 14경기 타율은 3할5리(59타수 18안타)로 부진을 씻어낸 모습이다.
이에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3연전 마지막 경기 전 인터뷰에서 키움 홍원기 감독에게 최근 이정후의 타격감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홍 감독은 "매번 이정후의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타격감이 올라갔거나 내려갔다고 판단하긴 어려운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2연패의 수렁에 빠진 키움은 16승 22패 승률 4할2푼1리를 기록, 8위에 머물러 있다. 이에 홍 감독은 이정후 개인의 타격감보단 팀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공격이 풀리려면 이정후의 앞에 얼마나 많은 주자가 쌓이느냐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흐름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리드 오프로 나서고 있는 이정후를 다시 중심 타선에 배치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는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일단 하위 타선의 역할이 중요하다. 장타력이 있는 타선이 아니기 때문에 흐름을 잘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후를 시작으로 중심 타선까지 이어지는 흐름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키움은 팀 타율 8위(2할4푼9리)에 머물러 있다. 홍 감독은 "현재 힘든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다"면서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많은 변동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키움은 이날 토종 에이스 안우진을 선발 투수로 앞세워 연패 탈출에 나선다. 하지만 홍 감독은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지만 지난 12일 NC전 투구수(110개)가 많았다. 컨디션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맞서 두산은 신인 김동주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김동주는 올 시즌 6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44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홍 감독은 "타격 파트에서 잘 준비했을 것"이라며 "상대 투수도 좋지만 우리도 1선발을 내세우는 만큼 득점 찬스를 잘 연결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