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부동산PF 관련 건전성 관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PF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만기가 일치되는 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유동성 리스크 관련 조치도 연장한다. 또 증권사가 자사보증 PF-ABCP를 직접 매입할 경우 증권사의 건전성 감독비율(NCR) 위험값을 완화하는 조치도 연장키로 했다.
2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부동산PF 관련 증권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지난해 9월 말 8.2%에서 2.2%포인트 늘었다. 1년 전인 2021년 말(3.71%)보다는 3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부동산 PF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연체율이 두 자릿수대로 치솟자 금융당국이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선 통상 만기가 1~3개월인 단기 PF-ABCP를 만기가 일치하는 장기 대출로 유도해 만기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기로 했다. 현재 부동산 사업장의 만기는 1~3년인데 이에 자금을 공급하는 ABCP는 통상 1~3개월마다 지속적으로 차환이 필요해 만기가 불일치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 경우, 금융시장 경색 시 단기적으로 시장 금리가 급상승해 악순환이 계속되는 등 증권사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컸다.
따라서 현재 유동성 상황에 여유가 있는 증권사들이 지난 3월 말 현재 기준 지급보증한 PF-ABCP 등 유동화 증권을 기초자산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하는 경우 대출에 적용되는 순자본비율(NCR) 위험값(100%)을 ABCP에 준하는 32%로 완화해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현재 20조원이 넘는 증권사들의 부동산 관련 유동화증권 중 약 4.9조원이 연내 대출로 전환될 것으로 금융투자협회는 기대하고 있다.
'추정손실'로 분류하면서도 상각하지 않은 부실채권의 신속한 상각도 유도한다. 상각 조치가 이뤄지면 해당 채권 자체가 연체에서 빠지기 때문에 연체율을 관리하는 효과가 있다. 적립해 놓은 충당금을 바탕으로 증권사가 이미 '추정손실'로 분류한 자산은 빠른 시일 내 금감원에 상각을 신청하도록 하고, 금감원은 이를 신속하게 심사하여 승인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또 지난해 말부터 가동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증권사 보증 PF-ABCP 매입 프로그램을 내년 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증권금융과 산업은행이 선순위,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중순위, 매입을 신청하는 중소형사가 후순위로 참여해 총 1조8천억원 규모로 출범했다.
금융당국은 매각 증권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높은 금리로 매입하되, 시장상황이 호전돼 시장차환이 가능한 경우 매각 증권사가 재매입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일부 안정됐다고 해도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관련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오는 6월말 종료 예정인 자사보증 PF-ABCP 직접 매입 관련 NCR 위험값 완화조치도 올해 말까지 추가 연장한다. 앞서 지난 3월까지 시행 예정이었던 이 조치는 6월말로 한 차례 연장된 바 있다. 지난해 말 단기 시장 경색시 증권사들이 위험값 관리를 위해 유동화 증권을 투매해 시장금리를 급상승 시키는 등 악순환을 차단하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금융당국은 밝혔다.
또한 금융당국은 한시적인 리스크 경감 조치와는 별도로, 부동산PF와 관련해 NCR 위험값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지금까지 부동산PF 사업장의 실질위험도나 변제순위 등에 대한 고려없이 대출의 형태로 자금이 공급되면 증권사의 NCR위험값을 100% 차감하고 ABCP 형태로 공급하면 18%만 차감해 왔다. 이에 따라 만기 불일치 문제가 증가하고 중소형 증권사들이 고위험 PF 취급을 늘리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따라서 실질적인 위험감내능력과 리스크를 감안하고, 자금공급 형태에 따른 규제차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부동산PF관련 NCR 위험값 적용방식을 개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