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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3대까지' 제한했지만…정부 감시망 비웃은 '유령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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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 3대까지' 제한했지만…정부 감시망 비웃은 '유령폰'

    정부, 지난해부터 다회선 개통 제한
    1인당 '30일 동안 3회선'까지만 개통 가능
    상한선 안 넘으면 감지 안 돼…"중학생 도용해 3대 개통"
    대리점 아닌 '규제 사각지대' 판매점 영향도
    피해자들 "정부·이통사 변명일뿐"


    최근 인천에서 150여명이 피해를 입은 휴대전화 명의도용 사건은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정부의 감시망에도 감지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반복되는 명의도용 문제를 막기 위해 지난해 대책을 내놨지만, 1인당 3대 이내로만 개통하면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미성년자에 대한 별도 보호장치도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사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가입자의 단기간 다회선 개통을 제한하고 있다. 이통사와 관계없이 이용자는 30일 동안 3회선까지만 개통이 가능하다. 한 달 이내에 4번째 휴대전화를 개통하려는 이용자는 직접 이통사 직영점을 방문해야 한다.

    일부 판매점이나 대리점에서 고객들의 명의를 도용해 개통하는 '유령폰' 등 불법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범죄가 반복되자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1인당 3대 이하면 끝? 정부 감시망 비웃은 명의도용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중인 이통사 단기 다회선 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중인 이통사 단기 다회선 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그러나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휴대전화 명의도용 사건은 이같은 정부의 감시망을 비웃듯 틈새를 파고 든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부평구에서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부터 자신의 매장에서 휴대전화를 구입한 고객들의 신분증을 도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피해자들 명의로 1인당 2~3대까지만 개통했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망에 걸리지 않았다. 1인당 휴대전화 개통 상한선(3대)을 넘지 않다 보니, 정부 규제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피해자 대부분은 미성년자였지만, 역시나 정부 시스템에는 감지되지 않았다. 정부는 기기 개통 시 연령대 제한은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머니 사정이나 생활 형태 등을 고려할 때 미성년자가 휴대전화 여러 대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특정 지역에서 미성년자 다수가 휴대전화 여러 대를 개통할 경우 범죄를 의심할 수 있지만, 감시장치가 작동하지 않다 보니 피해가 커졌다.

    결국 피해자들은 두세 달 뒤에 날아온 요금통지서를 보고서야 뒤늦게 피해 사실을 인지했다. 현재 A씨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고객은 150여명에 달하며, 경찰에 접수된 건수도 90여건으로 파악된다.


    '규제 사각지대' 판매점이어서 가능했나

    업계에선 이번 사건이 대리점이 아닌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한다. 정부나 이통사의 규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라는 것이다.

    이통사는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개통 권한을 부여한다. 대리점이 불공정 계약을 진행하거나 불법을 저지르면 이통사는 계약해지나 손해배상 청구 등 즉각 조치가 가능하다.

    통신사마다 1인당 3대까지만 개통이 가능하고, 특히 미성년자 등 명의로 휴대전화가 여러 대 개통될 경우엔 자동으로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각 대리점에 사실관계를 파악하도록 한다.

    이번 사건처럼 한 이통사에서 미성년자 명의로 3대가 동시에 개통될 경우에도 이상 징후가 감지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예를 들어 중학생 명의로 3회선이 개통된다면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자동으로 이상징후가 감지된다"며 "대리점은 진위여부를 확인해 보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판매점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개인사업자이다 보니 이통사와는 계약을 맺지 않아 견제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A씨는 고객 명의를 도용해 한 이통사당 휴대전화 3대가 아닌, 이통3사별로 한 대씩 개통하며 감시의 눈을 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학생 자녀 2명 명의가 도용 당한 이모(42)씨는 "A씨가 첫째와 둘째의 명의를 모두 도용했는데, 한 명당 2대씩 총 4대가 몰래 개통됐다"며 "실제 사용중인 휴대폰까지 포함하면 각 이통3사에서 한 대씩 개통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이통사 몰랐다? 변명일뿐"

    때문에 피해자들은 현행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해자 부모 이씨는 "A씨의 잘잘못은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겠지만, 이통사나 정부가 몰랐다는 건 반드시 개선돼야 할 문제"라며 "피해자 대부분이 초중고 자녀들인데, 단순히 몰랐다는 것은 변명일뿐"이라고 지적했다.

    이통사나 정부는 문제점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여러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헀다. 이통사 관계자는 "도용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정부 차원에서 대책까지 시행되고 있지만, 분명 부족한 부분도 있어 보인다"라며 "명의 도용이 확인되는 부분은 신속하게 수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과거 장애인을 상대로 대규모 도용 문제가 발생해 대책을 준비했지만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는 분들도 있어 비장애인과 같은 방식으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미성년자의 경우에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하며, 개인정보 문제 때문에 개인이 몇 개 회선을 사용하는지 알 수 없는 한계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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