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제공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무용단 '산조'가 2년 만에 돌아온다.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21년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한 흥행작으로, 전통과 현대, 무용과 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한국무용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립무용단 흥행작 '묵향' '향연'의 연출가 정구호가 연출·무대·의상·영상 디자인을 맡았다.
'산조'는 한국 전통 기악 독주 양식인 산조의 흩어짐과 모임의 미학을 춤과 음악, 미장센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안무가 최진욱이 오랜 시간 체득한 깊이 있는 전통 춤사위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고, 연출가 정구호가 여백의 미를 살린 특유의 그림 같은 미장센으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돋보이게 한다. 특히 '경지에 이른 연주자만이 표현할 수 있다'는 산조 음악의 다양한 장단과 기교를 평생 한국무용을 수련한 무용수들의 자유로운 흐름과 에너지로 풀어낸다.
작품은 총 3막 9장으로 구성된다. 1막 '중용'(中庸)은 비움의 미학과 절제미를 주제로 불균형 속 평온을 유지하는 한국적 움직임을 담는다. 2막 '극단'(極端)은 불균형 속 균형을, 3막 '중도'(中道)는 불협과 불균형마저 품어내는 새로운 균형을 표현하며 산조 양식이 지닌 궁극적인 철학을 펼쳐낸다.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한국무용의 움직임을 해체·분석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변주한다.
'산조'는 다양한 관전 포인트를 제시한다. 최진욱은 느리고 절제된 춤에서 시작해 일상의 몸짓과 역동적인 군무까지 정과 동이 어우러지며 균형의 미학을 표현한다. 임진호는 협력 안무로 참여해 기발한 발상을 더한 움직임으로 한국춤에 내재된 재치를 새롭게 꺼내 보인다.
전통 산조를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재해석한 음악은 '보는 춤'을 넘어 '듣는 춤'으로 관객의 청각을 사로잡는다. 직접 춤을 추며 음악을 만드는 안무가이자 음악가 김재덕과 한국인 최초 그래미상을 2회 수상한 황병준이 음악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무대다. 무대에는 전통의 철학적 본질을 상징하는 지름 6m의 대형 바위 형상의 오브제가 등장해 작품의 무게감과 깊이를 더한다. 음악적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삼각형 조형물과 원형 LED 패널은 무용수들의 속도감 있는 움직임, 의상 색 등과 대립을 이루며 산조의 불규칙성을 더욱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