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브게니 프리고진. 연합뉴스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자국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바그너그룹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어떠한 계약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리고진이 자기 전투 병력을 통제하려는 국방부의 시도를 공개적으로 거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그룹의 창립자로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용병을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투입하면서 권력 실세로 부상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규군과 끊임없이 갈등하며 점차 권력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용병들이 동부 전선 최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장시간 치열한 전투를 벌여왔지만 러시아 국방부가 보급을 해주지 않아 심각한 병력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러시아 군 지도부를 무능하다고 비판하며 지난달 바흐무트에서 부대를 철수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막기 위해서는 추가 병력 20만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경 인근을 이동 중인 우크라이나군의 험비 차량. 연합뉴스프리고진이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정규군과의 갈등이 개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쇼이구 국방장관이 바그너그룹을 포함한 비정규군 조직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고 하자 프리고진이 격하게 반발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쇼이구 장관은 전날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비정규군이 이달 말까지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계약 지시를 두고 러시아 일각에선 바그너그룹을 통제하려는 뜻이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