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의 주인공 김민혁.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그동안 없었던 일들이 자꾸 벌어지니까…."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은 위기라는 표현에 대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울산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첫 2연패. 하지만 여전히 17승2무4패 승점 53점 선두였다.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1점)와 격차도 승점 12점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없었던 일들이 자꾸 벌어지니까 위기라는 말도 나올 만하다. 결국 우리 선수들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의 말대로 울산에게 위기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았다.
울산은 2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대1로 격파했다. 이로써 울산은 18승2무4패 승점 56점 선두를 질주했다. 2위 포항 역시 전북 현대를 2대1로 꺾으면서 승점 차는 12점을 유지했다.
초반부터 치열했다. 전반 20분 만에 김태환과 김봉수, 임채민이 경고를 받을 정도로 경기는 과열됐다.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먼저 제주가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제주 남기일 감독은 전반 20분 22세 이하 자원 김대환 한종무를 빼고, 이주용과 헤이스를 투입했다. 반면 홍명보 감독은 22세 이하 자원 강윤구의 교체 타이밍을 조금 늦췄다.
전반 26분 김태환의 크로스에 이은 주민규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경기 첫 슈팅이었다.
전반 28분 정운이 강윤구를 밀치면서 경고를 받았다. 이어진 프리킥. 이동경의 킥이 문전으로 향했고, 수비 사이를 빠져나간 김민혁이 왼발로 밀어넣었다. 김민혁의 K리그 200경기 출전 자축포이자 울산 이적 후 첫 골이었다.
제주는 전반 32분 이주용이 경고를 추가했다. 전반 제주의 4번째 경고였다.
두 번째 골 후 세리머니를 펼치는 울산 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울산은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이동경의 왼발이 번쩍했다. 전반 34분 코너킥을 뒤로 내줬고, 이명재가 곧바로 이동경에게 연결해다. 수비가 페널티 박스 안에 몰린 틈을 타 이동경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뚫었다. 독일에서 울산으로 돌아온 뒤 첫 골이다.
전반 막판에는 조현우의 선방까지 나왔다. 전반 43분 김주공의 헤더가 골문 구석으로 향했지만, 조현우가 골대에 부딪히면서 막았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강윤구 대신 엄원상을 그라운드에 세웠다.
제주의 반격도 거셌다. 후반 4분 헤이스의 슈팅이 조현우에게 막혔다. 하지만 후반 9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이주용이 수비수 3명 사이를 뚫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갔고, 김주공이 공을 이어 받은 뒤 골문을 열었다.
추격을 허용한 울산은 곧바로 이동경을 빼고 바코를 투입했다. 이어 후반 17분 이명재가 쓰러지면서 조현택을 집어넣었다. 제주는 후반 23분 정운 대신 김승섭이 들어갔다.
울산은 제주의 반격 속에서도 오히려 공격에 힘을 줬다. 후반 27분 주민규, 김민혁 대신 마틴 아담, 이청용을 투입했다. 아찔한 장면도 나왔지만, 골키퍼 조현우를 중심으로 버텼다. 그렇게 울산의 연패는 2경기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