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연합뉴스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지난 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경기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홈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홈 플레이트를 가로막은 포수의 무릎과 충돌해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부상은 경미했다. 김하성은 1일 미국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밥 멜빈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하성이 기존처럼 2루수로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는 그보다 더 안전한 선택을 했다. 그리고 최근 팀 내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를 라인업에서 제외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멜빈 감독은 김하성을 지명타자 자리에 배치했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명타자는 일반적으로 타격이 강한 선수가 수비 부담을 내려놓고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자리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같은 상황이라고 가정하면 김하성에게 휴식을 부여했을 것이다.
출전 자체가 다소 무리한 것처럼 보일 여지가 있다. 그만큼 김하성의 방망이가 뜨겁고 그는 이제 샌디에이고 라인업의 핵심 전력이 됐다. 또 김하성은 "몸 상태가 100% 좋은 선수는 없다. 뛸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매일 경기에 나설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샌디에이고 구단 홈페이지도 경기 전 '김하성의 빠른 복귀는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는 올 시즌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김하성은 이날 2루타를 때리는 등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팀 공격에 기여했다.
김하성은 경기 막판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샌디에이고는 콜로라도에 2-3으로 끌려가던 9회초 2사에서 트렌트 그리샴의 솔로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콜로라도 마무리 저스틴 로렌스를 상대로 좌측 방면 2루타를 때렸다. 몸값이 비싼 중심타자들 앞에서 승부를 뒤집을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샌디에이고는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연장 10회 승부 끝에 콜로라도에 3-4로 졌다.
샌디에이고의 시즌 전적은 52승 55패가 됐다. 5할 승률에서 조금 더 멀어졌다.
최근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달린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79를 유지했고 OPS(출루율+장타율)은 0.822로 소폭 상승했다. 2루타는 시즌 15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