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연합뉴스류현진(36·토론토 블루 제이스)이 마침내 돌아왔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작년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이후 무려 426일 만에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류현진은 5이닝 9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의 기록으로 시즌 첫 등판을 마무리했다.
5회까지 75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3-3으로 맞선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첫 타자에게 솔로홈런을 맞았고 이후 곧바로 교체됐다.
류현진은 볼티모어의 거너 헨더슨이 때린 타구가 높이 솟아 외야 담장을 넘어가자 허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타구 발사속도가 93마일에 불과했지만 절묘한 코스로 날아가 홈런이 됐기 때문이다.
토론토 홈 팬들은 14개월 만의 복귀전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류현진을 향해 기립박수를 건넸다.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총 투구수 80개를 기록했다. 그 중 스트라이크는 54개였다.
류현진은 특유의 다양한 볼 배합을 선보였다. 총 33개를 던진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89마일(약 143km)이 나왔다. 2회까지는 포심의 평균 구속이 141km대로 형성됐지만 3회부터 구속이 살아났고 보다 적극적으로 포심을 활용했다. 여기에 70마일대 커브를 적절히 섞어 볼티모어를 상대했다.
오랜만의 실전 때문인지 류현진은 경기 초반 고전했다.
예상대로 볼티모어의 간판 애들리 러치맨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타격 능력이 탁월한 포수 러치맨은 류현진이 14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던진 공을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연결했다.
류현진은 초반 흔들렸다.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고 다음 타자 앤서니 산탄데르에게는 좌전안타를 맞았다. 볼티모어 타자들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스윙했다.
오스틴 헤이스를 2루 뜬공으로 처리하고 첫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류현진은 1사 1,3루에서 거너 헨더슨을 2루 앞 땅볼로 잡았다. 병살 기회였지만 타구가 느렸고 좌타자 헨더슨이 워낙 빨랐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1회 실점이 2점으로 늘었다.
류현진은 조던 웨스트버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절묘한 바깥쪽 체인지업이 통했다.
류현진은 2회초에도 점수를 내줬다. 선두타자 라몬 유리아스에게 좌측 방면 2루타를 맞았다. 이후 희생번트, 3루 앞 땅볼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러치맨을 상대로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견수 앞 적시타를 허용했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 커브를 잘 던졌지만 타구의 코스가 좋았다.
이후 류현진은 마운트캐슬에게 잘 맞은 타구를 허용했으나 공은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토론토의 2회말 공격에서 류현진과 배터리를 이룬 포수 대니 잰슨이 힘을 냈다.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스코어를 2-3으로 좁혔다.
류현진도 팀의 상승세에 부응했다. 3회초 산탄데르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헤이스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고 헨더슨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순식간에 이닝을 끝냈다.
3회초는 인상적이었다. 땅볼 유도 능력으로 실점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류현진의 능력이 돋보였다. 또 류현진은 3회초에 90마일이 넘는 포심 패스트볼 3개를 던지는 등 첫 2이닝보다 조금 빨라진 포심 구속을 선보였다.
토론토가 3회말 브랜든 벨트의 솔로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든 가운데 류현진은 4회초 웨스트버그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4이닝 연속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유리아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라이언 맥케나를 포수 앞 땅볼로, 마테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5회초 다시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1사 후 마운트캐슬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이어 산탄데르에게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다시 한 번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컷패스트볼로 땅볼을 유도해 헤이스를 유격수 앞 병살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6회초 선두타자 헨더슨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실점 4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