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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김정 연출 "참혹한 세상, 히랍극 존재 이유 있죠"

공연/전시

    [EN:터뷰]김정 연출 "참혹한 세상, 히랍극 존재 이유 있죠"

    연극 '이 불안한 집'

    서울 명동예술극장서 8월 31일부터 9월 24일까지

    연극 '이 불안한 집' 연습 장면. 국립극단 제공 연극 '이 불안한 집' 연습 장면. 국립극단 제공 오는 31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국립극단 연극 '이 불안한 집'은 공연 시간만 5시간에 달하는 대작이다. 지난 11일 서울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에서 작품(총 3부)의 1부를 시연했는데 2시간이 걸렸다.

    국내 초연하는 '이 불안한 집'은 아이스킬로스의 고대 그리스 비극 '오레스테이아 3부작'이 원작이다. 대본은 영국 극작가 지니 해리스가 재창작했고 연출은 김정(2017년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이 맡았다. 연극은 2016년 영국 시티즌스씨어터에서 초연했다. 

    김정 연출은 1부 시연 후 열린 간담회에서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전율했다. 수원에서 서울로 넘어오는 차 안에서 2시간 동안 대본을 다 읽었다.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잘 쓴 작품"이라고 말했다.

    "히랍극은 강력한 드라마와 인간의 본성을 흔드는 힘이 있어요. 지나 해리스의 대본은 원작의 틀을 지키면서 동시대성도 갖고 있죠." 20대부터 60대까지 15명의 배우가 21개 배역을 부지런히 소화한다. "배우들이 이렇게 무대 위에서 마음껏 소리 지르고 뛰어다닐 수 있는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이 불안한 집'은 딸을 제물로 바친 아가멤논 왕가에서 펼쳐지는 가족 간의 참혹한 복수를 담은 작품이다. 1부에서 왕 아가멤논(문성복)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딸 이피지니아(홍지인)를 신에게 제물로 바치자 왕비 클리템네스트라(여승희)는 남편을 살해한다. 2부는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것을 본 또 다른 딸 엘렉트라(신윤지)가 어머니를 살해하며 복수가 복수를 낳는 것을 보여준다.

    3부는 극본에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했다. 현대의 병원을 배경으로 엘렉트라가 정신과 의사 오드리(김문희)의 환자로 등장하고, 비슷한 상처를 가진 오드리는 엘렉트라를 진료하며 잊고 있던 자신의 트라우마와 마주한다. 과거의 환영에 시달리는 두 사람을 보여주며 극은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이 불안한 집'을 연출한 김정. 국립극단 제공 '이 불안한 집'을 연출한 김정. 국립극단 제공 김정 연출은 "1·2부와 3부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참혹한 일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지금의 세상에서 긍정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도구로서 역할한 히랍극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며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부는 코러스극, 2부는 실내극, 3부는 현대적이면서 시적인 느낌의 극으로 만들고 싶다. 3부에서 전체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 2023년 한국에서 이 작품을 공연해야 하는 이유를 시원하게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5시간 동안 이어지는 연극. 관객은 물론 창작진과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저도 진이 빠지는데 관객들은 오죽할까요. 개성 있는 배우들과 함께 지루하지 않게 잘 만들어보겠습니다. 관객에게 선물 같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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