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제공 제35회 도교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뒤 지난 2월 일본에서 개봉해 화제를 모은 일본 최고 인기 배우 스즈키 료헤이와 미야자와 히오 주연의 장편 영화 '에고이스트'의 동명 원작 소설이 번역 출간됐다.
2012년 아사다 마코토라는 필명으로 발표된 소설이지만 한동안 절판된 채 잊혀진 작품이었다. 낯선 필명에 작가의 존재를 궁금해 하는 이도 없었다.
그런 '에고이스트'가 주목을 받은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영상화하는 등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은 마쓰나가 다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일본 최고 배우인 스즈키 료헤이, 미야자와 히오가 주연을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뜨거운 관심이 몰렸다.
'에고이스트'에서 어린 시절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학교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했던 주인공 고스케는 자신의 성 정체성과 삶을 비관해 죽기를 소망하지만, 투병 끝에 이별하게 된 어머니를 위해 더 성공해 자신을 멸시했던 친구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겠다는 결심으로 도쿄로 향한다.
자신의 정체성에서 해방감을 느낀 고스케 앞에 자신과 같은 굴레를 짊어진 류타가 나타난다. 강한 이끌림을 느낀 고스케. 하지만 끝내 지켜주지 못한 어머니에게 속죄하는 의식처럼 변질되어 가지만, 빈곤 속에서 모든 고통을 감내했던 자신의 사랑을 비로소 꿈꿀 수 있는 희망으로 다가온다.
책은 사랑하는 사람과 소중한 가족을 이루어 살아가고자 하는 바람을 내세우면서 겨우 기약할 수 밖에 없는 성 소수자의 현실을 그렸다.
특이한 점은 원작자의 이름 아사다 마코토가 재출간 된 복간판에서 다카야마 마코토로 바뀌었다는 데 있다. 일본의 칼럼니스트이자 에세이스트로 유명한 그가 쓴 책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공개된 것이다. 픽션에서 자전적 소설로 새로 다듬어진 '에고이스트'는 일본에서 영화 개봉 소식에 힘입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무려 10만 부에 육박하는 중쇄를 기록했다.
원작자인 다카야마 마코토는 안타깝게도 영화화된 자신의 작품을 보지 못한 채 지난 2020년 지병으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