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러 간 무기 직거래 가능성이 제기되자, 윤 대통령이 강력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한중일 간 긴밀한 소통'을 강조하며 협력의 메시지를 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어떠한 유엔 회원국도 불법 무기거래 금지 등 유엔 안보리가 규정한 '대북한 제재'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을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당초 이번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에 대한 경고를 더한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나라는 세계 평화와 안보에 비토권을 갖고 중요한 때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는 나라이고 다른 한 나라는 지난 20년 간 유엔 안보리가 가장 엄중한 결의안을 가동한 당사자"라며 "두 나라의 협력은 아이러니"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안보 위해뿐 아니라, 국제 안보 규약과 합의 사항을 일거에 거스르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만큼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3 회의에서는 "북한은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단합해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좌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2인자인 리창 총리 사이에 앉아있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자금원으로 활용되는 해외 노동자 송출과 불법 사이버 활동 차단을 위한 공조에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에는 북한 문제에서 역할을 압박하는 동시에, 협력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윤 대통령은 "한일중 3국 협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최근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3국이 협력의 새장을 열었듯 한일중 3국 간에도 협력의 모멘텀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른 시일 내 한·일·중 정상회의를 비롯한 3국 간 협력 메커니즘을 재개하기 위해 일본, 중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가고자 한다"고 했다.
차기 한일중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회의가 속히 열릴 수 있도록 중국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중국 측과 얘기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