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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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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2부 문을 열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다. 철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철학이 바로 이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강조한 이념 발언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이 가치관이 극우 뉴라이트 사상에 경도된 것이 아니냐, 또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뉴라이트 사상이 무엇인가, 그리고 당내에 어떤 인물들이 있는 것인가 해부해 보는 뉴라이트 개론 시간을 마련해 봤습니다. 그래서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일타강사, 한판승부의 무기, 김수민 평론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수민> 반갑습니다.
◇ 박재홍> 진 교수과 김 소장님 인사 나눠주시고 .
◆ 진중권> 안녕하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진중권> 쑥스럽네. 이렇게 만나니까.
◇ 박재홍> 2부에서 또 만나니까 또 새롭습니다. 일단 오늘…
◆ 김성회> 사실 이건 추석 특집으로 자연스러운데요.
◇ 박재홍> 자연스러운데. 일단 좀 실제 현황을 짚어봐야 될 것 같은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 뉴라이트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앉았다 이렇게 기사도 나왔습니다.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 김수민> 곳곳에 뉴라이트 출신 인사들이 배치가 돼 있고요. 대표적인 분으로는 통일부의 김영호 장관을 들 수가 있습니다. 과거 뉴라이트재단 이사를 지냈고 교과서포럼 운영위원을 했거든요. 교과서포럼이 바로 나중에 뉴라이트 계열의 교학사 역사 교과서 편찬으로 이어지는 그런 조직입니다. 그리고 김영호 장관 과거 발언 중에서 최근 상황에 비춰서 돋보이는 발언이 한국전쟁에 대해서 '국제전이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발언들을 했었거든요. 최근에 문재인 전 대통령 독후감에서 국제전이라고 표현했을 때 국민의힘 인사들이 반박을 했기 때문에 이쪽 사이에서도 논쟁이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이렇게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교과서포럼 출신 인사가 또 있습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김광동 위원장.
◇ 박재홍>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 김수민> 김광동 위원장도 교과서포럼에서 활동을 했고 저서를 살펴보면 "이승만 깨기 : 이승만에 씌워진 일곱 가지 누명"이라든지 "박정희 새로보기(오늘에 되살릴 7가지 성공 모델)", 이런 저서의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었습니다. 그리고 국가교육위원회의 이배용 위원장도 뉴라이트 출신인데요. 이 당시 이명박 정부 시절에 역사 교과서의 '민주주의' 표기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는 등의 이런 작업들을 주도했던 그런 인물이고 박근혜 정부 때는 국정 역사 교과서 추진을 또 주도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비슷한 경력의, 마찬가지로 국가교육위원회 대통령이 임명한 비상임위원으로 돼 있습니다,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뉴라이트 전국연합공동대표 출신이고요. 그리고 한오섭 대통령 비서실 국정상황실장이 뉴라이트전국연합 정책실장 출신입니다. 김종석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이 뉴라이트 재단 이사, 교과서포럼 운영위원, 바른사회시민회의 등에서 공동대표를 지냈고요. 그리고 신지호 국무총리실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표적인 뉴라이트재단 이사 겸 또 뉴라이트네트워크 대표였던 뉴라이트 계열의 인사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더 있는데요.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뉴라이트재단에서 이사를 지냈고 강규영 교육방송 이사 역시도 역사 국정교과서 편찬 심사위원. 전희경 대통령 비서실 정무1비서관 역시도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적극 찬성했었고 뉴라이트 계열 단체에서 몸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교수도 뉴라이트 계열 한국현대사학회에서 활동을 했었고요.
◇ 박재홍> 이분이 그러니까 육사 흉범도 흉상 철거 주도했던 분이기도 하고.
◆ 김수민> 그리고 뉴라이트 단체 활동보다는 일단 그냥 성향 자체가, 학자로의 성향 자체가 뉴라이트 쪽으로 부각이 돼 있는 인사가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이렇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 진중권> 보훈부 장관 박민식 이분도 멘털리티가 완전 뉴라이트던데.
◆ 김수민> 국가보훈부 장관.
◇ 박재홍> 박민식 장관.
◆ 김수민> 그런데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주로 학자 출신이거나 시민운동가들이었기 때문에 박 장관 같은 경우는 거기 원래 흐름에서 배출된 인사는 아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성회> 열공 중.
◇ 박재홍> 열공? 열공하고 계신다?
◆ 김성회> 조금만 더 보태면 김영호 장관 같은 경우는 스승이 노재봉 옛날 국무총리. 그분이 썼던 "한국 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 사실 지금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이 이 책 사서 읽어보시면 대통령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다 보입니다. 이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거든요.
◇ 박재홍> 주식이요?
◆ 김성회> 그러니까 경기의 흐름을 살피려면 경기만 볼 게 아니라 대통령 의중을 살펴야 되는데 최근 한 6개월 동안 대통령의 의식의 흐름은 "한국 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의 방향대로 가는데 이 책을 쓰신 분이 노재봉 교수고 거기에 제자가 김영호가 있고. 그다음에 김태효 교수도 말씀하셨는데 그 김태효 교수의 스승인 이상우 교수, 이분이 신아시아연구소 소장이었는데, 이분이 국익 중심으로 하면 안 되고 외교를 이념 중심으로 해야 된다라고 선언을 했던 이명박 때 인물인데 이런 분들이 노재봉 같은 경우는 확실히 뉴라이트라고 말할 수 있고 이 사람 같은 경우는 약간 그렇게 볼 수는 없지만 이런 생각들이 다 모여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지금 언급되신 뉴라이트 출신 인사들의 주요 발언 영상이 준비돼 있습니다. 잠깐 듣고 이어가겠습니다.
◇ 박재홍> 방금 발언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목소리였고 그전에는 4.19 관련 발언은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의 발언이었습니다. 이제 현황을 좀 살펴봤는데요. 오늘 방송 들으신 분 중에 뉴라이트가 대체 뭐야, 뭐 하는 사람들이야? 궁금해하실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 일단 뉴라이트의 계보부터 살펴보고 기원을 찾아야 될 것 같은데 뉴라이트의 대표적 인사의 주장부터 또 잠시 듣겠습니다.
◇ 박재홍> 반일 종족주의 발언은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처음 들었던 음성은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의 음성이었죠?
◆ 김수민> 그렇습니다. 일단 안병직 서울대 명예직 교수로부터 뉴라이트의 기원을 살펴볼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참고로 1936년생인 안병직 교수는 1965년부터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을 했습니다. 중간에 1986년, 87년 이때 동경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지내기도 했고요. 나중에 2006년 뉴라이트 운동이 한창 부상하던 시절에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으로 취임을 했고 뉴라이트의 정신적 지주라고 불려지는 그런 지식인입니다.
◇ 박재홍> 안병직 교수는 박현채의 가르침을 받을 정도로 사회주의자의 길을 걸어왔었는데 어떤 계기로 사상적 전향을 하게 된 것이냐. 진 교수님이 보면 NL 계열이 굉장히 많다 이런 말씀도 많이 하셨는데.
◆ 진중권> 원래 이 사람들이 뭐였냐면 완전 NL의 토대가 됐던 사회 구성을 제공을 했던 사람이거든요. 식민지 반봉건사회론이라고 한국사회가 미 제국주의의 식민지고 그렇기 때문에 봉건 잔제가 남아 있다라는 겁니다. 식민지 반봉건사회라고. 그러니까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거죠. 그래서 우리가 한국의 근대화를 하려면 일단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나야 된다라는 거죠. 그러니까 미제를 몰아내야지 한국의 근대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북한과 연합해서 싸우자, 이런 얘기를 하던 사람들인데. 그러니까 저는 PD 출신이잖아요. 우리가 '너무 현실에 맞지 않는다'. 우리가 볼 때는 당시 한국사회는 고도의 자본주의라는 거죠. 보세요. 제철공장도 있고 조선소도 있고 자동차도 생산하고 이런 고도로 발달한 독점자본주의 단계, 그런 단계인데.
◆ 김성회> 그 말씀은 한 80년대 얘기인 겁니다.
◆ 진중권> 이미 그 당시에 이미 노동자들이 있고 프롤레타리아들이 잔뜩 있는데 '뭐 식민지 반봉건사회냐'라고 우리가 비판을 해서 이분들이 학계에서 영향력이 없어졌거든요. 그다음에 확 전향을 하더니 완전히 반대 극단으로 가버린 거예요. 그다음 이제 본 게 갑자기 뉴라이트 이렇게 돼버린 겁니다. 우리는 황당한 거죠. 또 재미있는 건 뭐냐 하면 그때 뭐였냐면 이 사람들이 돌아서서 우리보고 막 빨갱이라고 이러는 거예요. 우리가 그때 '제발 너네들 북한하고 놀지 말라'라고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얘네들이 돌아와서 '쟤네들 빨갱이예요'. 이러고 있다는 거.
◆ 김성회> 97년부터였나요. 북한의 대기근을 중심으로 해서 소위 말하는 민족주의계열들이 북한이라는 사회랑 더 이상 같이 할 수 없다라는 생각. 그러니까 PD들은 소련이 무너지면서 생각을 많이 바꿨고 소위 말하는 뉴라이트들은 97년을 기점으로 봐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서 이제 민족주의를 전면적으로 부인을 합니다. 조금 전에 들으셨던 이영훈 교수의 말처럼 그러니까 '민중들은 무식해서 그냥 일본만 보면 무조건 반대한다', 저런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라고. 예전에는 조건반사적으로 일본을 반대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반대로 돌아서 있으니까 독립운동이라는 자체도 '아니, 일본의 긍정적인 점을 봐야지 너희들이 엘리트적인 사고를 못 하기 때문에 일제시대에 대한 제대로 평가를 못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니까 지금 독립운동에 대한 재평가를 자꾸 해야 된다는 주장을 같이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을 하나 말씀드리고요. 그리고 결국 이 사람들의 기본은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얘기에 나오지만 4.19가 뭘 바꿨냐? 전 국민이 대통령 끌어내리는 제도를 만든 거 아닙니까? 이걸 인정을 안 한다는 것 자체가 엘리트에 의한 통치가 필요하고 국민들은 절대로 그 이상을 해서는 안 된다. 이게 이번에 김영호 장관이 '5000만 국민이 국민 주권을 행사하면 무정부 상태가 된다'라는 표현으로 이어져 있는 겁니다.
◆ 진중권> 이게 이제 좀 전에 안병직 교수가 그런 말을 하지 않습니까? 아니, '대한민국은 미국이 만들어준 국가다, UN이 만들어준 국가다'라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헌법에서는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이 있는데 아니라는 겁니다. 독립운동은 기여한 바가 없고 어차피 우리나라 해방, 건국은 미국이 해 줬다. 미국의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야 된다는 거고. 일본은 바로 뭐냐 하면 식민지 근대화를 했다는 겁니다. 미개했던 조선을 근대화했기에 감사를 해야 되는데. 그러니까 독립운동가들은 뭐가 되는 거냐면 망국의 일을 한 거예요. 조선의 근대화에 반대하는 일을 한 사람들이다.
◆ 김성회> 쓸데없는 짓을 한 사람들이죠.
◆ 진중권> 그렇지, 쓸데없는 짓. 그래서 지워버리려고 하는 건데 재미있는 건 뭐냐 하면 그런 사고라고 하면 이승만 국부 만들기는 왜 하는지 모르겠거든요. 국부는 트루먼 대통령이지. 트루먼 동상을 세워야지.
◇ 박재홍> UN 덕분이기 때문에. 김수민 평론가, 특이한 점은 안병직 교수 전공이 역사가 아니라 경제학인데 어떻게 경제학 기반으로 뉴라이트 사관이 발전시켜졌을까.
◆ 김수민> 오히려 경제학 기반이라서 가능했다고 설명할 수 있겠는데요. 참고로 경제학계 다수가 뉴라이트라거나 이런 주장은 전혀 아닙니다. 그러니까 거꾸로 얘기해서 역사학계 쪽에서는 뉴라이트 쪽이 발을 디딜 틈이 별로 없었어요. 왜냐하면 역사학계 쪽은 조선 후기는 자본주의의 맹아가 있었고 우리는 내재적으로 자본주의나 민주주의로 발전할 수 있었다라고 하는 내재적 발전론이 워낙 대세였던 것이 한국의 국사학계였거든요. 경제학계 쪽에는 이 중에서도 뉴라이트 쪽. 안병직 교수는 경제사, 경제사 쪽인데 이제 서울대 경제사 교수들 중심으로 해서 낙성대연구소라는 집단이 만들어집니다. 이쪽이 처음에 아까 전에 말씀 나왔던 안병직 교수의 입장은 식민지 반봉건사회다, 한국사회는. 그런데 안병직 교수가 이거를 한 번 전향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중진자본주의론이었어요.
◇ 박재홍> 중진자본주의?
◆ 김수민> 사실 80년대 경제 상황을 볼 때는 한국의 자본주의가 고도화되고 있었고 또 삼저호황의 시기였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해도 식민지 반봉건사회다라는 진단이 맞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반봉건사회였으나 나름의 선진국들을 모방을 해 나가면서 중진자본주의 정도는 된다.
◆ 진중권> 아니, 중진자본이 한상진 거고 뭐라고 그랬냐면 식민지 반자본주의 사회라고 그랬어요.
◆ 김수민> 그건 이제 NL 쪽에서 별도로 변천을 해 나갔고 중진자본주의가 한상진 교수의 중민론하고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마는 중진자본주의까지는 뉴라이트 학문이라고 보기는 어렵거든요. 그런데 한 번 더 나아가서 식민지 근대화론쪽으로 가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식민지 시절에 대한 실증 연구를 우리가 해 보니 그때 상황들을 봤을 때 경제가 개발이 되고 그것 때문에 근대화된 건 맞다라고 하는 그 이론으로 넘어가게 되고. 정치인 중에서는 이제 김문수, 민중당에서 간부를 지냈던 김문수 전 지사가 안병직이라는 스승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고 보수 정치 쪽으로 전향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 박재홍> 이거 거의 '한판열전' 하는 것 같아요. 뉴라이트의 계보를. 뉴라이트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3개인 것 같아요. 식민지 근대화론, 건국절, 친미주의 혹은 신자유주의. 용어별로 간단히 짚어주시면.
◆ 김수민> 일단 식민지 근대화론은 이후에 이영훈 서울대 교수를 통해서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런 내용인데 한국자본주의는 이식을 통해서 정착을 했다, 이렇게 표현을 할 수 있겠고.
◇ 박재홍> 그 이식 주체가.
◆ 김수민> 일본 제국주의부터 시작되는 거죠. 1876년 강화도 조약 때 이미 지금까지 개방 체제가 유지되어온 것이다라고 보는 겁니다. 그러면서 일본 제국주의를 통해서 일본의 엔통화권에 이미 포섭이 됐고. 또 일본으로부터 자본과 기술이 자유롭게 유입되었고 근대적 재정제도와 근대 토지 소유권 제도가 확립됐다라고 하는 것이 뉴라이트의 식민지근대화론의 입장의 요지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건국절 같은 경우도 뉴라이트가 지핀 대표적인 논쟁 소재였는데요. 쉽게 얘기하면 건국 시점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다라는 지목이었는데, 여기서 좀 재미난 측면이 있습니다. 예전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48년 8월 15일 건국 시점으로 보는 글이라든지 말을 남긴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거꾸로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19년 건국설을 폈었다. 양쪽이 교차돼서 진행이 되는 그런 측면이 있다는 걸 말씀을 드리겠고요. 또 경제적으로는 시장주의를 강력하게 옹호를 합니다. 그래서 뉴라이트 교과서를 보면 좀 특이했던 대목이 5.16 군사쿠데타 이후에 군정이 폈던 정책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 박재홍> 국가 주도였기 때문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
◆ 김수민> 기업인들 구속시키고 화폐 개혁하고 이런 것들은 부정적으로 보는데, 그런데 이 시점부터 박정희 정부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전경련이 설립됐던.
◇ 박재홍> 전경련?
◆ 김수민> 그래서 예전에 진중권 교수님도 한 번 진단하신 적이 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 옹호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국가 주도, 박정희의 영도력, 이쪽에서 찾는 경우가 있고.
◇ 박재홍> 고속도로 놓고.
◆ 김수민> 나머지는 박정희가 경제인에게 맡겼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장주의론인데 말하자면 뉴라이트는 후자 쪽에 가깝다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친미 성향도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인데 친미도 이제 어떤 친미냐에서 좀 갈릴 수도 있겠죠. 그런데 뉴라이트의 친미는 이제 해방 정국 때부터 해서 강력한 반공주의를 선택한 것이 잘했다. 그리고 미국, 일본, 한국의 반공 블록이 형성된 것이 다행이다, 이런 관점이겠고. 다만 미국에서 실시했던 뉴딜 정책이라든지 또 한국의 역대 정권 때 특히 독재시대에 인권 때문에 한미 간 갈등이 있지 않았습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미국한테 우호적인 그런 면모를 찾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취사선택이네요, 어떻게 보면. 뭔가 일관성이 있나요?
◆ 김수민> 모든 사안들이 취사선택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죠. 진보적인 친미도 있을 수 있는 거고 그런 의미에서 이게 친미라고 했을 때도 전면적으로 다 적용되지는 않는다 이렇게도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기본적인 키워드들을 좀 짚어주셨는데 진 교수님과 김 소장님,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여주시면,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 진중권> 이게 뭐냐 하면 이념적인 거거든요.
◇ 박재홍> 이념적인 것이다.
◆ 진중권>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든지 이런 걸 쭉 읽어보게 되면 이 사람들의 이념인데, 핵심적인 건 바로 뭐냐 하면 이 사람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자유주의랑 민주주의랑 전혀 상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자본주의 체제에 있잖아요. 공산주의가 아닌 거. 거기 딱 꽂혀 있는 거고 그러다 보니까 1948년을 갖다가 건국일로 보게 되는 거고 그 전은 없는 걸로 보게 되는 거죠.
◇ 박재홍> 없는 것이다.
◆ 진중권> 그래서 이게 저는 그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게 역사수정주의라고 하거든요, revisionism. 왜냐하면 좌파에도 수정주의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북한이 남침을 한 건데 그걸 갖다 교묘하게 돌려가지고 북침을 했다라든지, 남쪽에서 먼저 치고 올라갔다든지. 아니면 그걸 말을 배배 꼬아가지고 유도 남침을 했다라든지 이런 게 수정주의잖아요. 우파의 수정주의가 이제 이 사람들인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헌법을 갖고 있고 사회적 약속이잖아요. 거기 건국은 언제입니까? 1919년에 했다. 그다음에 건국의 계기가 된 것은 사실 3.1운동이었다. 그래서 정부를 우리가 꾸리지 못해서 임시정부를 꾸린 거고 그런 과정이잖아요. 그래서 건국강령까지 발표가 되거든요. 그 법통을 잇는다라는 게 우리 헌법에 있고. 그다음에 또 하나가 4.19 정신이에요. 이게 있다라는 거죠. 그런데 이 사람들이 얘기하는 건 뭐냐 하면 1948년 누가 했느냐? 이승만이 했네, 단독 정부. 그러니까 이승만을 국부로, 이렇게 돼버린단 말이죠. 그렇다고 한다면 그전에는 우리 역사가 없는 거죠. 독립운동 역사가 지워지기 때문에 헌법 위반인 거고. 그다음 4.19라는 것은 이승만 정부를 타도한 거잖아요. 그게 우리 헌법정신인데, 다시 끌어내 동상을 세우겠다는 것도 헌법 위반이라는 점. 그런 점에서 이 사람들은 보수 내에서도 이단이에요. 그런데 주변에 있던 이단, 이 사람들이 어느새 들어와가지고 중앙에 진출해서 지금 대통령 세계까지 점령해버린 거. 대통령의 정신세계까지 잡아먹어버린 거. 이게 지금 모든 불행의 근원이죠.
◆ 김성회> 이단의 특징이 있죠. 기독교에서 그렇지만 종말론이 항상 등장하고요. 뭔가 지금 이 세대에서 끝나거든요. 그래서 3단계 혁명론이 있습니다. 민주혁명, 산업혁명, 통일혁명. 민주혁명은 위대하신 이승만 건국 대통령께서 한반도에 작게나마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운 것.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우는 데 도움을 준 것은 대한민국 건국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고. 예를 들면 홍범도 장군처럼 자기 혼자 조선 민족 한다고 뭐 하고 돌아다니다가 소련에서 죽은 사람은 도대체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무슨 도움을 줬다고 저 사람을 우리가 기려야 되느냐라는 생각을 하는 겁니다. 그다음에 박정희 산업혁명은 더 길게 설명할 게 없을 것 같고. 마지막 최종 스테이지가 통일혁명인데요. 이게 지금 오고 있는 거예요. 그게 아까 김영호 장관이 뭐라고 말했냐 하면 국지전이 일어나거나 전면전이 일어나거나 이런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 말은 뭐냐 하면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의 최후 결전에서 북한이 침략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저들을 제압해야 된다. 이것을 제압하는 지도자가 한반도 전체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우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통일혁명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여기 꽂힌 거죠. '그게 나인가?'
◆ 진중권> '그 역사적 사명이 나야?' 지금 얘기하는 거 되게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리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그걸 굉장히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급한 겁니다. 빨리 지금 한미일이 연합을 해서 다른 거 다 접는다 하더라도 한미일 군사협력체계를 만들어야 되는 거야.
◇ 박재홍> 메시아 대통령.
◆ 진중권>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어'라는 절박함 같은 것들이 있거든요. 이념적 망상에서 나오는.
◇ 박재홍> 그런데 어쩜 이렇게 분석을 잘하십니까? 모든 방송 중에 저희가 제일 잘하는 내용이 이 내용이었군요. 그런데 뉴라이트라는 단어가 이명박 정부 시기 때부터 저희가 듣기 시작을 했는데 김수민 평론가는 뉴라이트에 이론적 한계가 있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어떤 부분이 이론적 한계다.
◆ 김수민> 이론적 한계를 말씀을 드리면 일단은 뉴라이트는 민족주의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내셔널리즘이라고 했을 때 민족주의 말고 국가주의도 있는데 그렇다면 국가주의에 대해서는 비판적인가 했을 때 독재정권이라든지 일본이라든지 이 제국주의라든지 여기에 대해서 비판적인가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고. 그리고 탈민족주의를 하려면 이제 국가주의가 아니라 개인주의 정도 돼야 탈민족주의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예를 들어서 개인의 자유나 인권 여기에 대해서 최근에 어떤 그걸 신장시키려는 노력을 했었는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젊은 세대한테도 가 닿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던 것이 한계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중적으로 또 한계의 지점이 사실 이제 뉴라이트 쪽에서는 반박을 하고 싶겠지만 친일적인 거 아니냐, 이런 혐의가 있는 것인데, 사실 식민지 근대화론을 예로 들어보자면 그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대중이 식민지 근대화론을 과연 우호적으로 평가할까.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이거 전형적인 내재적 발전론의 멘털리티… 실제로 학계에서 내재적 발전론이 발전하게 된 것도 시기적으로 박정희 정부 때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부딪힐 수 있다. 박정희 전 정부에 대한 옹호와 식민지 근대화론이 부딪힐 수 있다라고 하는 특히 대중적 입장에서는. 그런 측면이 또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왜 이 뉴라이트의 시각이 윤석열 정부 들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인가 이 분석이 필요할 것 같은데.
◆ 김수민> 사실 뉴라이트는 이명박 정부 때 본격화된 것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 때부터 본격화된 것입니다. 보통 어떤 운동이 뜰 때는 그와 반대되는 성향의 정부일 때 뜬다는 법칙이 있는 거거든요. 뉴라이트가 2004년 총선 이후부터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는데 그때가 어떤 시절이냐, 86운동권 세력이 정치권에서 확고하게 주류로 자리 잡았다 싶을 때 그들에 반기를 드는 세력들이 또 나오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지난 민주당 정부를 거치면서 또 다른 정부가 출범을 했기 때문에 '민주당에게 대적해야 된다, 이념적인 무장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다시 환기가 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사실 국민의힘이라든지 현재 집권 세력을 봤을 때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거치면서 리더십의 공백 상태가 상당히 있다는 말이죠. 이것도 2004년 이후에 그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 역풍 때문에 한나라당이 크게 곤경에 처했던 시절에 뉴라이트가 부상을 했듯이 지금도 국민의힘의 뭔가 집권은 다시는 했지만 내용이 좀 부족하지 않느냐라고 하는 이런 인식이 있을 때 뉴라이트가 다시 정권의 핵심부로 들어오게 됐다라고 볼 수가 있겠고. 저는 전반적으로 뉴라이트가 결국에 86세대, 주류 운동권 출신들하고 대적을 하는 그런 구도인데 이것이 이제 어떻게 보면 사회 경제정책보다는 아직까지 역사, 예를 들어서 언론, 검찰이라든지 이런 권력 문제, 권력 기관 이런 것들에 조금 더 정치적 논쟁이 더 크게 일어나는 이런 한국사회의 상황도 양쪽으로 다 반영이 되고 있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여집니다.
◇ 박재홍> 1분 남았는데 우려점 말씀해 주세요, 진 교수님.
◆ 진중권> 그러니까 배경을 좀 얘기를 할게요. 왜냐하면 대통령이 사실 자기 세력이 없잖아요. 그다음에 녹취록 읽어보게 되면 자기가 점령하겠다, '오큐파이 국민의힘'이거든요. 그러니까 옛날의 구 우익들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자기 세력들을 하려는데 뉴라이트들이 자기 주변에 있던 사람들 다 끌어들여서 하나 챙기고 이들을 통해서 당을 장악을 해 버리다 보니까 주변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갑자기 주류로 중앙으로 다 몰려들어서 홍범도 사건도 일어나는 거고. 지금 이런 대통령의 공산전체주의 세력이라든지 그다음 3.1절 축사, 광복절 축사 같은 참변들이 지금 일어나는 거거든요.
◇ 박재홍> 그래요. 시간이 이제 없어서요. 여기서 마무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나중에 2부를 해야 될 것 같네요.
◆ 김성회> 추석 특집으로.
◆ 진중권> 2시간 정도 해요, 2시간 정도.
◇ 박재홍> 명쾌한 분석해 주신 분 김수민 평론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수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