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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맹폭한 양승태…"권력으로 사법부 지배하려고 해"

법조

    文정부 맹폭한 양승태…"권력으로 사법부 지배하려고 해"

    양승태 징역 7년·박병대 징역 5년·고영한 징역 4년
    1심 시작 후 결심까지 1677일 걸려
    양 전 원장, '1984' 인용하며 文정부·檢 싸잡아 비판
    "정치 세력의 사법부 공격에 검찰이 첨병 역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른바 '사법농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 오전 일정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른바 '사법농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 오전 일정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 개입과 재판 거래 등의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문재인 정부를 향한 강한 반감을 터뜨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이종민·임정택·민소영 부장판사) 심리로 15일 진행된 사법농단 사건 재판의 결심 공판에서 양 전 원장은 "정치 세력의 공격"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양 전 원장은 이날 변호인의 최후 변론이 끝난 뒤 직접 최후 진술에 나섰다. 검찰 구형 내내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던 것과 달리 재판부를 정면으로 쳐다보며 "사법부에 대한 정치 세력의 공격이 이 사건의 배경이고, 수사 명목으로 검찰이 그 첨병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세력에 의한 사법부 검증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처럼 노골적이고 대규모로 일어난 끔찍한 공격은 일찍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양 전 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2018년 9월 법원의날 행사에 참석했던 때를 상세하게 묘사하며 "당시 사법농단과 재판거래 의혹으로 인해 사법부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는 위기 상태라며 강력 비판했다"며 "실체도 불분명한 사법농단·재판거래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사법부 자체 조사를 외면하고 수사를 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을 "그"라고 지칭하며 "일국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사법부의 심장인 대법원에 와서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비롯한 많은 법원 가족을 앞에 두고 축사라고 하면서 그런 말을 했다"며 격앙된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 비판에 이어 전체주의 사회를 풍자한 조지 오웰의 '1984'를 인용하기도 하고, 자신의 처지를 불교 시(詩)에 빗대기도 했다.

    양 전 원장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는 ('1984' 속) 이 말은 당시 집권 세력의 의도를 명쾌히 설명한다"며 "그들은 사법부의 미래를 장악하기 위해 권력으로 사법부의 과거를 지배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사법농단 수사를 자신에 대한 표적수사로 규정하면서 "불법적 수사권 남용"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구속기소된 후 4년 넘게 재판을 받아온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자신의 처지를 '아지랑이'에 비유하며 "증거를 따지고 법리를 따지고 변론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고 구차스럽다"고 한탄했다.

    다만 이 재판은 자신의 삶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부의 미래가 걸려 있는 것이라며 재판부를 향해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양 전 원장은 미국 흑인 노예의 시민권을 둘러싼 미 대법원의 주요 판결 2개인 '드레드 스콧 대 샌드퍼드 사건'과 '아미스타드호 판결'을 꼽으면서 "(사법농단 판결은) 영원히 기억 될 판결"이라고 말했다.

    전자는 노예들의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아 남북전쟁의 기폭제가 됐던 판결이고, 후자는 자유인으로서의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다.

    양 전 원장은 "5년 가까이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온갖 수모와 불명예를 겪고 삶의 보람이 무너진 지금 이 사건이 아미스타드호 사건처럼 정치·검찰 권력의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사법부를 지켜낼 기념비적인 재판으로 기억된다면 지난 고난을 영광으로 알겠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공판에서 양 전 원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22일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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