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토론토 류현진. 연합뉴스비록 5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분전이 없었다면 팀 승리도 없었다. '코리안 몬스터'가 특유의 눈부신 위기 관리 능력을 자랑하며 토론토에게 값진 1승을 선물했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날 안타를 자주 허용했다. 볼넷도 2개나 내줬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2회와 3회 연속으로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강한 보스턴 타선을 상대로 초반에 무너질 수 있었던 경기다.
그러나 류현진의 강점이 빛을 발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부터 위기 때마다 땅볼 유도 능력을 발휘해 실점 위기를 최소화 했다. 이날은 득점권 위기가 수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위기 관리 능력을 뽐냈다. 마치 다저스 전성기 시절을 보는 듯 했다.
류현진은 2회초 무사 2,3루에서 파블로 레예스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 3루주자를 홈에서 잡아냈다. 이후 두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토론토가 2회말 케빈 키어마이어의 희생플라이로 먼저 1점을 뽑은 가운데 류현진은 3회초에도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류현진은 이후 두 타자를 범타로 막았다. 라파엘 데버스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가 됐지만 애덤 듀발을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류현진은 4회초 2사 후 내야 실책과 피안타로 인해 1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리스 맥과이어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고 순식간에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은 5회초에도 주자를 루상에 내보냈다. 1사에서 한국계 선수 롭 레프스나이더에게 안타를 맞았고 2사 후 데버스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1,2루 득점권 위기에 놓였고 다음 타자는 거포 듀발이었다.
토론토는 이때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토론토가 1-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류현진이 5이닝을 채울 경우 선발승 요건을 채울 수 있었다. 이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는 83개였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류현진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는 86개다.
포스트시즌 경쟁이 치열한 토론토 벤치는 과감하게 움직였고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다. 토론토 불펜은 5회초 위기를 실점없이 막았다.
류현진은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으로 최소 5이닝을 버텼던 지난 경기들과 달리 이날은 수차례 득점권 위기에 몰리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회부터 계속된 득점권 상황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특급 위기 관리 능력을 자랑했다.
비록 4승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2.62로 더 낮아졌다.
류현진이 초반에 무너지지 않으면서 토론토는 경기 중반 2-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이후 불펜이 흔들려 2-2 동점을 허용했지만 토론토는 9회말 터진 맷 채프먼의 끝내기 안타로 보스턴을 3-2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