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폐기름 9300ℓ를 몰래 버린 러시아 선원들이 부산해경에 붙잡혔다. 이들이 불법 배출한 폐기름 모습. 부산해양경찰서 제공부산항 바닷가에 폐기름 수천 ℓ를 몰래 버린 러시아인 선원 2명이 해경에 붙잡혔다.
부산해양경찰서는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로 러시아 원양어선 기관장 A(50대·남)씨와 기관사 B(20대·남)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 말 영도구 부산항대교 인근 바닷가에 7천 t급 원양어선의 중질성 빌지(폐기름) 9300ℓ를 몰래 배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원양어선의 수리를 위해 부산항에 정박한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저녁시간대에 2시간가량 동안 고의적으로 중질성 빌지를 배출했다.
중질성 빌지는 선박의 윤활유와 연료유 등으로 사용했던 폐기름과 물이 섞인 오수를 뜻한다.
붙잡힌 러시아 선원이 선박 내 배출구를 통해 폐기름을 불법 배출하는 과정을 재연하는 모습.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이들은 해수면 아래에 위치한 해수 배출관을 통하여 빌지를 배출해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해경 수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해경은 영도구 인근 바닷가의 해양 오염을 확인한 후 정박해있는 선박 30여 척에 대해 수사를 벌인 끝에 이들을 검거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단독범행으로 진술할 것을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해경은 범행을 부인하는 A씨에 증거를 제시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폐기름으로 인한 해양 환경 파괴의 폐해는 어민들의 어획량 감소, 관광 자원 소실 등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에게 돌아온다"며 "부산항에 매월 수백 척 이상의 외국선박이 입출항하는 만큼 고의적인 오염물질 배출에 대해 단속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