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중국 항저우 린핑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인도의 경기에서 인도에 패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항저우=황진환 기자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 약체 인도에 일격을 당했다. 에이스 정지석(28·대한항공)의 부재가 유독 아쉬웠던 경기였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 리그 C조 인도와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 대 3(27-25, 27-29, 22-25, 25-20, 15-17) 패배를 당했다. 첫 승 사냥에 실패해 불안하게 대회를 출발했다.
인도가 세계 랭킹 73위로 약체인 만큼 이날 패배는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27위인 한국은 경기 내내 인도를 상대로 고전했고, 결국 풀세트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경기 내내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지만, 정지석은 마지막까지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격을 이끌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인 만큼 결장 이유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정지석에게 직접 이유를 묻자 "허리가 좀 안 좋은 상태"라고 밝혔다. 벤치에서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던 정지석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정지석은 "일단 선수라면 소집된 이상 몸 관리를 잘하고, 항상 출전한 준비가 돼야 한다"면서 자책했다. 이어 "분위기를 잘 추스리고 내일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내 부상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20일 오후 중국 항저우 린핑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인도의 경기에서 인도에 패한 대표팀 선수들이 인도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항저우=황진환 기자임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정지석에게 휴식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지석은 "감독님은 준비를 하라고 하셨고, (경기 내내) 몸을 풀고 있었다"면서 "(전)광인이 형과 (나)경복이 형의 경기력이 좋아서 출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경기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록 경기에 출전하진 않았지만 에이스로서 패배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정지석은 "배구를 하면서 혼자 못 뛴 건 처음이라 힘이 들었다"면서 "여기까지 와서 경기에 뛰지 못해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웃으면서 응원을 했는데, 다음 경기는 뛰어서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여전히 정지석의 출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그런 와중에 한국은 21일 오후 3시 30분(한국 시각) 열릴 조별 리그 2차전에서 캄보디아를 상대로 다시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인도가 2연승으로 이미 조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캄보디아를 꺾어야 2위로 12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캄보디아는 랭킹권 밖에 있을 정도로 인도보다 약체로 꼽힌다. 한국이 캄보디아를 잡고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의 정상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