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브라질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 기자회견에서 최진철(오른쪽부터), 안정환, 파올로 말디니, 프란체스코 토티가 경기에 입을 유니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안정환, 최진철, 이탈리아 축구 레전드 파올로 말디니, 프란체스코 토티가 한자리에 모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에서 치열한 경기를 펼친 후 21년 만이다.
이들이 만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레전드 올스타전' 때문이다. 라싱시티그룹 코리아는 오는 10월 2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이탈리아·브라질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를 개최한다. 레전드 올스타전 명단에 네 레전드의 이름이 포함됐다.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브라질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 기자회견에서 안정환이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프란체스코 토티, 파올로 말디니, 안정환, 최진철. 연합뉴스라싱시티그룹 코리아는 22일 오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최진철은 "예전의 향수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서 즐겁다. 이탈리아, 브라질 선수들과 같이 한 운동장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데 굉장히 즐거운 생각을 가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정환은 "기분이 남다르다. 죽기 전에 이런 세계적인 스타들과 함께 경기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좋은 자리가 마련돼서 다시 선수 때로 돌아간 것 같아 긴장도 되고 설렘도 있고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말디니는 "나하고 토티가 2002년 후 여기에 다시 오게 되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 토티는 "한국에 오게 되어서 기쁘다. 역사적인 경기를 뛰게 되어서 무척 기쁘다"라고 감정을 전했다.
현역 시절 트로피를 들고 있는 말디니. 연합뉴스말디니는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비수로 꼽히는 레전드다. 1984~1985 시즌 AC밀란 1군에 데뷔한 말디니는 25시즌 동안 밀란에서만 뛰며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세리에A 리그 우승 7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 FIFA 클럽 월드컵 우승 1회 등 AC밀란의 황금기를 이끈 주축이다.
국가대표로선 월드컵에 4회 출전(1990, 1994, 1998, 2002)했고, A매치 통산 기록은 126경기 출전 7골이다. 특히 2002 한일 월드컵 당시엔 16강 한국전에 이탈리아 주장으로 선발 출전했다.
토티 인스타그램 캡처토티는 AS로마 팬들에게 가장 낭만적인 선수였다. 토티 역시 30년 가까이 로마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세리에A 득점왕, 올해의 선수상 등을 수상하는 등 리그에서 전설적인 존재로 남아있는 인물이다. 토티도 2002 한일 월드컵 16강 한국전에 선발 출전해,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선제 골을 어시스트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끌었다.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브라질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 파올로 말디니가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한때 뛰어난 자기 관리로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을 흥분케 했던 레전드들이지만, 세월을 피해 갈 순 없었다.
최진철은 2007년 은퇴를 선언했다. 최진철은 "무엇보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많은 준비는 못하더라도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분위기를 보니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12년 축구화를 벗은 안정환은 "나는 몸 관리는 틀린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세월을 비켜가지 않았다. 다 같이 늙은 것 같다"며 "은퇴하고 축구화를 신은 적이 없어서 걱정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말디니는 2009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말디니는 "안타깝게도 무릎 부상이 있어서 7~8년 동안 축구를 하지 못했다"면서도 "이 경기를 위해서 많이 준비해왔다"고 결의를 다졌다.
네 레전드 중 가장 최근인 2017년 그라운드를 떠난 토티의 자신감은 남달랐다. 토티는 "다들 준비가 안 됐다고 했지만, 나는 언제나 준비가 되어 있다. 보다시피 준비된 상태"라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답변하는 토티. 연합뉴스네 레전드는 축구 팬들에게 인사말도 건넸다.
최진철은 "팬분들이 운동장을 찾아주셔서 같이 즐기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전했고, 안정환은 "또다시 세계적인 레전드들하고 한국에서 경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옛 추억을 되살리면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말디니는 "2002년 월드컵보다 더 재밌는 경기를 만들겠다"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토티 역시 "10월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오겠다"며 "한국 레전드들이 수준급 실력을 갖고 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준비해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