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득점권 기회를 놓치고 아쉬워 하는 강백호. 사진=황진환 기자 한국 야구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해 3회 연속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대만에게 패하면서 우승까지 가시밭길을 걸었다.
한국 야구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비슷한 길을 걸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야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대만에 0-4로 일격을 맞았다.
전날 홍콩을 완파한 한국은 3일 열리는 약체 태국과 경기에서 승리하면 2승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다음 관문인 슈퍼라운드에서는 A조 1,2위와 맞붙는다. 슈퍼라운드에서 대만과 다시 붙지는 않는다. 대신 대만전 1패를 안고 간다. 따라서 슈퍼라운드에서 한 번이라도 지면 상위 1,2위에게 주어지는 결승 진출이 어려워진다.
5년 전에 걸었던 가시밭길과 정확히 일치한다.
한국은 첫 이닝부터 점수를 내주면서 끌려갔다.
문동주는 1회말 선두타자 청충체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대만의 4번타자 린안코에게 우월 3루타를 허용해 1점을 내줬다.
한국은 2회초 곧바로 반격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릴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오심 때문에 무산됐다.
김성윤은 2회초 2사 2,3루에서 1루 앞 땅볼을 때린 뒤 전력질주했다. 대만의 커버 플레이가 다소 느렸다. 몸을 날린 김성윤의 왼손이 린위민의 발보다 먼저 베이스에 닿았다. 그러나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이번 대회에는 비디오 판독이 없다.
문동주가 안정을 찾은 가운데 3회초 1사 1루에서 중심 타순의 차례가 왔다. 그러나 노시환과 강백호 연속으로 루킹 삼진을 당했다.
한국 선발 중책을 맡은 문동주. 사진=황진환 기자득점을 기록하고 기뻐하는 대만 덕아웃. 사진=황진환 기자
대만은 4회말에 추가 점수를 뽑았다. 내야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2사 1,3루 득점권 기회에서 문동주의 폭투를 던지면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5회까지 매이닝 주자가 출루했지만 결정타 부재로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그만큼 린위민의 투구는 강력했다.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친 린위민은 인플레이 아웃 타구 대부분을 땅볼로 만들어내는 등 다양한 구종으로 한국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어 등판한 대만 투수의 공도 잘 공략하지 못했다. 8회초 2사 후 노시환이 2루타를 때려 분위기를 바꿨지만 강백호가 때린 빠른 타구를 대만 유격수가 완벽하게 처리하면서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한국은 추가 실점을 막고 마지막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8회말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2사 2,3루에서 린즈하오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사실상 승패가 기울었다. 어떻게든 희망의 끈을 이어가려던 한국의 마지막 수는 황망한 실패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