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 복식 이소희(왼쪽)-백하나. 항저우=황진환 기자호흡을 맞춘 지 불과 1년 만에 세계 랭킹 2위까지 치고 올라오더니 1위를 위협했다. 아시아 정상 문턱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내년 올림픽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2관왕에 도전했지만 무산됐다.
이소희-백하나는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복식 결승에서 천칭천-자이판(중국)을 세트 스코어 0 대 2(18-21 17-21)로 졌다. 세계 1위 천칭천-자이판을 지난 1일 단체전에서 완파했지만 개인전에서는 넘지 못했다.
21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 선수로는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무산됐다. 이소희-백하나는 2002년 부산 대회 당시 라경민-이경원(현 대표팀 코치)의 계보를 잇지 못했다.
다만 결성된 지 1년 만에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따낸 점은 고무적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 신승찬(인천국제공항)과 짝을 이뤘던 이소희는 지난해 10월 백하나와 전격 호흡을 맞췄다. 이후 3월 독일 오픈, 5월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6월 인도네시아 오픈 등 우승을 거두는 등 세계 랭킹을 2위까지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올림픽을 2번이나 치르고 전영 오픈 우승까지 이룬 이소희의 경험과 전성기에 접어든 백하나의 피지컬이 완벽 호흡을 이뤘다. 이소희는 지난 7월 코리아 오픈 당시 "나이를 먹어 체력적인 부분에서 힘든데, 어린 (백)하나가 보완해주고 있다"고 칭찬했고, 백하나도 "언니를 100% 믿고 따르고 있다"고 화답했다.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이소희-백하나는 2복식에서 천칭천-자이판을 2 대 0으로 완파했다. 이소희-백하나는 내친 김에 개인전까지 노렸지만 세계 1위이자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업은 천칭천-자이판에 막혔다.
1세트는 대접전이었다. 이소희-백하나는 4 대 4 팽팽한 흐름에서 잇따라 6점을 뽑아내 일단 기선을 제압했다. 이소희의 노련한 리드에 백하나의 빠른 수비에 천칭천-자이판의 셔틀콕은 라인을 벗어나거나 네트에 걸렸다. 11점에 선착해 5점 차로 휴식 시간을 맞은 이소희-백하나는 그러나 상대 매서운 공격과 네트 불운 등으로 13 대 14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시소 게임이 이어졌고, 이소희의 서브 실수와 자이판의 타점 높은 공격으로 1세트를 내줬다.
이소희-백하나는 전열을 정비해 2세트 반격에 나섰다. 상대의 잇딴 범실과 백하나의 절묘한 로브 등으로 다시 10 대 4까지 앞섰다. 그러나 이번에도 추격을 허용해 13 대 13부터 또 접전 양상이 이어졌고, 승부처에서 밀리면서 경기를 내줬다.
천칭천-자이판과 상대 전적은 2승 4패가 됐다. 다만 이소희-백하나는 이번 대회 1승 1패 호각을 이루며 내년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