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라탕후루'(마라탕+탕후루)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당 과소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마라탕후루는 "한 번 넘어진 사람을 두 번 밟는 격"이라며 당뇨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젊은 당뇨 환자 증가 추세…3년 새 41.5% 증가
'의사결정' 유튜브의 CBS 서정암 아나운서당뇨병(糖尿)은 소변에서 당이 나오는 증상을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음식을 먹어 포도당이 몸에서 올라가면 인슐린이 이를 세포 안으로 집어넣는 역할을 하는데, 인슐린양이 부족해지면 세포 안으로 혈당을 집어넣지 못하게 된다. 이때 혈관 속에서 혈당이 떠다니게 되고, 높아진 포도당 농도가 여러 장기를 공격해 생기는 병이 바로 당뇨다.
당뇨는 고혈압, 치매, 파킨슨병, 뇌혈관 질환 등과 함께 5대 노인성 질환이다. 이들 질환은 주로 고령층에게서 발생해 왔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의 식습관이 변화하면서 비만 환자가 늘고 젊은 당뇨병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65세 미만 만성 대사성 질환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21년 노인성 질환 환자가 610만 명으로 2018년보다 10.5% 증가했다. 특히 2021년 20대 당뇨병 환자는 3만 8천여 명으로 3년 전보다 41.5% 늘었다.
당뇨 걸리면 '3多 증상' 겪는다
연합뉴스당뇨는 크게 1형 당뇨와 2형 당뇨로 나뉜다. 1형 당뇨는 절대적인 인슐린 양이 부족한 상태로 선천적인 소아당뇨인 경우가 많다. 1형 당뇨 환자들은 먹는 약으로는 치료가 어려워 인슐린을 매일 주사해 보충해야 한다.
반면 2형 당뇨는 인슐린 분비에는 이상이 없으나, 인슐린이 작용해야 하는 장기에 저항성이 생겨 원활한 작용이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다. 이에 혈당을 낮추는 여러 경구약을 사용해 치료한다.
임신성 당뇨는 현재까지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임신 이후 여러 호르몬이 나오고 지방도 축적되며 몸에서 인슐린이 부족해져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산 이후 대개 증상이 사라진다.
당뇨에 걸렸다면 '3多 증상'을 겪게 된다. 다음(多飮), 다갈(多渴), 다식(多食) 현상인데, 갈증이 나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을 많이 보고, 음식도 많이 찾게 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진복 분당 나우리가정의학과 의원 원장은 11일 CBS 노컷비즈 '의사결정' 유튜브에 출연해 "당뇨병에 걸리면 심각한 식곤증을 겪게 되고, 폭식 증상도 동반된다"고 말했다. 우리 몸에 포도당이 부족해져 만성적으로 피곤하며 머리가 멍해지는 등 권태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식곤증의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잠이 오고, 식사 시간 이전에 빨리 음식을 먹지 않으면 심각하게 예민해지고 짜증이 나는 등 상대적인 저혈당의 증상도 보이게 된다.
또 당뇨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몸에 염증이 많고 회복 능력이 떨어져 상처가 나도 잘 낫지 않을 수 있다. 이 원장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식곤증이 심하거나 상처 회복 능력이 떨어진다면 당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진을 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합병증이 무서운 당뇨병…종류는?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당뇨병의 무서움은 '동반하는 합병증'이라는 말이 있다. 문제는 환자가 나이가 어려 인지도가 낮으며, 각종 심혈관 질환 등 합병증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비만 클리닉을 운영하는데, 본인은 모르고 있다가 당뇨를 발견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고 했다.
젊은 당뇨병 환자는 질환을 앓고 살아야 할 유병 기간이 길어 고령보다 합병증 위험이 높다. 이 원장은 "70~80대에 당뇨를 발견했다면 별로 위험하지 않다"며 "당뇨의 합병증은 당뇨를 앓은 기간과 연관이 많아 20~30대가 당뇨에 확진되면 매우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눈에 합병증이 와 백내장에 걸리거나 콩팥병이 생겨 투석해야 할 수도 있다. 신경 합병증이 생겨 손·발 말단에 감각이 떨어져 족부에 상처가 나면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외에도 협심증, 뇌혈관 질환, 말초혈관 질환 등 각종 혈관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당뇨환자가 가져야 할 식습관은?
'의사결정' 출연한 이진복 원장. 유튜브 캡처
각종 합병증에 시달리면 삶의 질이 낮아지고 조기 사망 가능성이 커진다. 평소 식습관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이 원장은 "당뇨 환자들은 입에서 달게 느껴지는 것은 다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인공 감미료든 자연적인 설탕이든 입에서 단맛이 느껴지면 혈당을 많이 올리기 때문이다. 빵, 떡, 면, 과자 등 정제된 탄수화물로 만든 음식들은 혈당을 급속하게 올리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최근 설탕과 물엿을 입힌 과일꼬치인 '탕후루'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심지어 맵고 자극적인 마라탕을 식사로 먹은 뒤 탕후루로 입가심하는 마라탕후루(마라탕+탕후루) 코스까지 유행이다.
이 원장은 "초등학생들부터 탕후루에 빠져서 먹는 경우가 많다"며 "사진으로만 봐도 어마어마한데, 상당히 안 좋은 문화가 될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또 마라탕후루 문화와 관련해서는 "맵고 짠 고기 육수에 정제된 탄수화물이 들어간 마라탕은 건강에 상당히 안 좋다"면서 "마라탕만 먹는 것도 안 좋은데 그걸 먹고서 또 탕후루까지 먹는다면 이건 '한 번 넘어진 사람을 두 번 밟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