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 투어에서 출전이 불허된 쿠드롱. PBA프로당구(PBA)가 투어 최강으로 군림했던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쿠드롱은 PBA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PBA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PBA는 27일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프레드릭 쿠드롱 선수가 주장하는 PBA에 대한 인터뷰 내용과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부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PBA의 입장과 대응 방침을 담은 보도자료를 당구 기자단에 배포했다.
3가지 이유로 쿠드롱일방적인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PBA는 쿠드롱의 올 시즌 출전 불허에 대해 "PBA 투어 출전 불허는 선수 등록 규정에 명시된 조항에 근거한 것이며, 쿠드롱은 매 시즌 해당 내용이 명시된 확약서에 직접 서명을 했으나 이번 시즌에는 서명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PBA는 선수와 직접적인 계약을 하는 단체가 아니며 정당한 자격을 갖춘 선수의 등록을 받고, 경기를 운영하는 단체"라면서 "따라서 쿠드롱이 주장하는 약속한 금액을 PBA가 주지 않았다는 사실은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경기 종목 단체와 개인 선수가 계약 관계로 성립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PBA는 또 쿠드롱이 주장하는 '지급받지 못한 연봉'에 대해 와우매니지먼트그룹(이하 와우)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쿠드롱은 21-22시즌까지 3년간 타 업체(K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고, 이에 따라 와우와 K사, 그리고 쿠드롱이 3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와우는 계약상 명시된 지급 조항을 모두 그대로 이행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3자 계약은 와우와 쿠드롱 양자 계약으로 바뀌었다. PBA는 "22-23시즌에는 쿠드롱이 와우와 양자 계약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K사'의 동의 하에 양자 계약을 체결했고, 관련된 지급 조항을 성실히 이행했다"면서 "계약 기간은 3시즌 계약으로, 계약서에는 PBA 투어 및 팀 리그 출전을 조건으로 상호 합의 하에 기존 금액보다 2배 인상된 금액으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PBA의 주장에 따르면 쿠드롱은 또 다른 요구를 하면서 계약이 결렬됐다. PBA는 "쿠드롱이 이번 시즌(23-24)을 앞두고 돌연 'K사'와 계약 기간 못 받은 돈이 있다며 이를 와우에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심지어는 와우와 새로운 계약에 의해 체결된 금액의 2배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쿠드롱은 팀 계약 등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황당한 주장을 해 팀 계약이 지연되었다"고 밝혔다.
계약이 미뤄졌지만 PBA는 "2차 투어 종료까지 쿠드롱이 팀 계약 협상을 결론지을 것이라 보고, 쿠드롱의 2차 투어 출전을 허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회 직후에는 소속 팀이 직접 나서 쿠드롱과 중재에 나섰다"면서 "이 과정에서 쿠드롱이 제안한 대부분의 조건을 수용하였음에도 비상식적인 추가 요구를 해 소속 팀과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올 시즌 2차 투어 '실크로드&안산 PBA 챔피언십' 여자부 우승자 스롱 피이바(왼쪽)와 남자부 챔피언 프레드릭 쿠드롱이 기념 촬영을 한 모습. PBAPBA가 밝힌 쿠드롱의 요구 사항은 1)팀 리그 혼합 복식 출전 제외 2)공식 포토콜 행사 및 영상 촬영 거부 3)팀 훈련 불참 4) 일부 팀 리그 및 투어 불출전 허용 요구 5)PBA 공식 채널에 자신이 다른 여자 선수들과 찍은 사진과 비디오 전부 삭제 요청 6)어떤 여자부 선수와도 사진 촬영과 영상 촬영 거부 등이었다. PBA는 "팀 리그에서 활약하겠다는 선수의 자세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납득하기 어렵고 무리한 요구였다"고 밝혔다.
PBA는 "본 협회에 등록한 모든 선수가 지키는 규정을 동일하게 적용하기 위한 행정 조치를 했을 뿐"이라면서 "쿠드롱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거짓으로 일관한 적이 없으며, 와우 역시 받아들이기 어려운 계약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수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팀 리그는 PBA 투어가 존재할 수 있는 근간으로 모든 PBA 선수들이 이를 인지하고 PBA 규정을 준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쿠드롱이 팀 리그를 거부하고 개인 투어만을 뛰겠다고 하는 것은 PBA 근간을 무시한 채 상금을 취하겠다는 이기적인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PBA와 쿠드롱은 법정 공방까지 벌일 터라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보인다. PBA는 "당초 PBA는 쿠드롱이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협회의 규정과 질서를 존중하고 다시 돌아오기를 희망하는 입장이었다"면서 "그러나 쿠드롱이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주장으로 PBA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에 대해 PBA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 민형사상의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