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하든. 연합뉴스2020년 11월, 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제임스 하든은 소속팀 휴스턴 로켓츠를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하든을 도왔던 대릴 모리 단장과 마이크 댄토니 감독이 나란히 팀을 떠난 영향이 컸다.
휴스턴은 2021년 1월 중순 하든은 트레이드했다. 하든은 4개 팀이 포함된 초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브루클린 네츠의 유니폼을 입었다. NBA는 케빈 듀란트, 카이리 어빙에 하든까지 합류한 슈퍼 팀의 탄생에 설렘을 느꼈다.
그러나 브루클린은 주축 선수들의 끊임없는 부상 때문에 기대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했다. 어빙은 여러가지 돌발 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하든은 슬슬 마음이 변하기 시작했다.
몸 상태에서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하든은 2021-2022시즌을 앞둔 트레이닝 캠프에 다소 뚱뚱해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마음이 이미 딴 곳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브루클린은 2022년 2월 하든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로 보냈다. 필라델피아에는 모리 단장이 있었다.
하든은 필라델피아에서 특급 센터 조엘 엠비드와 함께하며 행복해보였다. 두 올스타는 의기투합해 NBA 정상에 도전했다. 쉽지 않은 과제였지만 그 도전은 계속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반전이 생겼다. 하든과 모리 단장의 사이가 틀어진 것이다.
하든은 지난 8월 중국 베이징 프로모션 행사 도중 마이크를 잡고 모리 단장을 두 차례나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든은 왜 화가 났을까.
하든은 2022년 여름 필라델피아와 연장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자신의 연봉을 소폭 낮췄다. 샐러리 여유를 바탕으로 선수단을 강화해 우승에 도전할 팀이 만들어지기를 바란 것이다.
그동안 보도된 내용을 정리하면 하든은 이후 필라델피아와 다시 계약을 맺을 때 충분한 보상을 받기를 원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는 연장 계약을 주저했다. 이에 하든은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LA 클리퍼스로 가고 싶다고 구단을 특정했다. 그러나 하든은 필라델피아가 트레이드 협상에 소극적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하든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미디어데이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팀 훈련에도 무단 불참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더 이상 하든의 미래가 없었다. 하든도 뛰고 싶지 않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럼에도 필라델피아는 하든을 트레이드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자세였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결국 필라델피아가 결단을 내렸다.
ESPN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라델피아는 31일(한국시간) 하든을 클리퍼스로 보내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라델피아는 하든과 베테랑 포워드 P.J 터커, 필립 페트루세프를 클리퍼스로 보내는 조건으로 마커스 모리스, 니콜라스 바툼, 로버트 코빙턴, KJ 마틴, 2028년 1라운드 지명권을 포함한 다수의 신인 지명권을 받는다.
필라델피아는 그동안 클리퍼스가 테렌스 맨을 포함한 핵심 코어를 내주지 않으면 트레이드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미 2023-2024시즌이 시작한 마당에 '하든 드라마'를 더 이상 끌고 갈 수는 없었다.
결국 하든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자신의 뜻을 이뤘다.
이로써 올 시즌 NBA에 또 하나의 '슈퍼 팀'이 탄생한다. 클리퍼스는 카와이 레너드, 폴 조지, 러셀 웨스트브룩, 하든이 함께하는 올스타 군단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