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 롯데문화재단 제공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64)가 네덜란드 교향악단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이하 RCO)를 이끌고 오는 1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베버의 '오베론' 서곡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2번(협연 예핌 브론프만)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1888년 창단된 RCO는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과 함께 세계 최고 악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독보적인 사운드로 정평이 나 있다. 현악군은 부드럽고 유려한 음색으로 '벨벳의 현', 금관군은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색채로 '황금의 관'으로 불린다. 고전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5년부터 RCO를 객원 지휘하고 있는 루이지는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아름다운 사운드와 우아한 프레이징, 정확한 테크닉을 두루 갖춘 세계 톱클래스 오케스트라다. 특히 이들이 음악을 대할 때 보이는 기쁨과 즐거움은 제가 다른 오케스트라에서는 보지 못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음악감독,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수석 지휘자,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댈러스 심포니 음악감독,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 상임 지휘자, 도쿄 NHK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있으면서 RCO를 비롯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을 객원 지휘하고 있다.
"세계적인 악단을 지휘하는 것은 도전인 동시에 특권이죠. 오케스트라 지휘를 위해 초청받으면 영광스러우면서도 책임감을 많이 느끼지만 함께 최상급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건 큰 기쁨이에요."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 롯데문화재단 제공 루이지는 피아노로 음악인생을 시작했지만 지휘자로 전향했다.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음악에 대한 제 시야가 확장됐죠. 피아노만으로는 음악에 대한 갈증과 열망을 채우지 못해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됐어요."
11월에는 세계 유수 악단들이 대거 한국을 찾아 공연한다. 루이지는 "RCO는 관현악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최고 품격에 대해 고민해 왔다"며 "이번 연주를 통해 전통을 지키면서 음악에 긍정적인 혼을 담는 RCO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양인모 등 한국인 연주자와 협연한 경험이 있는 그는 "한국인 연주자는 이탈리아인과 성격적으로 흡사한 면이 많아서 함께 한 작업이 늘 성공적이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