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악기 듀오 '스콧 브라더스'. 동생인 톰 스콧(왼쪽)과 형인 조너선 스콧. 롯데문화재단 제공 "음악회는 재밌고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건반악기 듀오로 불리는 '스콧 브라더스'가 오는 2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스콧 브라더스'는 형 조너선 스콧(45)과 동생 톰 스콧(42)으로 구성됐다. 피아노, 파이프 오르간, 하모니움 등 다양한 건반 악기의 조합으로 들려준다.
이번 공연에서는 조너선이 오르간, 톰이 피아노를 연주한다. 톰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어떤 건반 악기 조합을 사용하든 우리는 동일한 에너지와 열정을 만들어낸다"며 "오르간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가장 넓기 때문에 피아노와 함께 공연장을 멋진 사운드로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제1번 △오르간 페달 솔로가 있는 피에트로 욘의 그레고리안 협주곡 중 '피날레'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톰이 작곡한 '타임피스' △조너선이 편곡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 등을 선곡했다.
톰은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전기 음향 작곡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조너선은 클래식 작품 400곡 이상을 편곡했다. 조너선은 "음악은 신선하고 생동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새로운 곡을 작곡·편곡하고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스콧 브라더스 듀오. 동생 톱 스콧(피아노)과 형 조너선 스콧(오르간). 롯데문화재단 제공 외모까지 흡사해 쌍둥이로 오해받기 일쑤인 형제는 "항상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이"다.
"함께 연주하는 건 우리가 항상 해 왔던 일이에요. 서로 조율이 잘 맞았고 자연스럽게 듀엣으로 활동하게 됐죠. 저는 '형제 라이벌'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서로 다른 관심사와 연주 스타일이 오히려 듀오로 활동할 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톰)
"우리는 서로 경쟁의식을 가져본 적 없어요. 서로에게 최고가 되기를 바랄 뿐이죠. 함께 공연하면 외롭지 않고 그날 재미있던 일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아요." (조너선)
조너선은 최근 독일 공연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피아노와 오르간이 건물의 다른 층에 있는 데다가 100피트(30m) 이상 떨어져 있었어요. 톰이 연주하는 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는데도 공연은 잘 진행됐어요."
스콧 브라더스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클래식 음악을 알리는 데도 열심이다. 어린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직접 연주한 음원에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영상을 제작하고, 오르간 작동원리와 내부 구조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형식 영상을 만든다. 이번 내한공연 소개 영상도 손수 제작해 올렸다.
유튜브 채널 총 조회수는 7천만 회가 넘는다. 이중 조너선이 맨체스터 대학교 위트워스홀 오르간으로 연주한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영상은 조회수 725만 회를 기록했다.
조너선은 "우리 동영상을 보고 음악회에 가보고 싶다거나 오르간을 배우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애니메이션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오르간과 클래식 음악 전반을 소개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