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말 1사 2루 LG 박동원이 2점 홈런을 치고 역전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극적인 역전포를 날려 주인공이 된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이 "좋아서 눈물이 날 뻔했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박동원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kt 위즈와 경기에서 팀이 3 대 4로 뒤지고 있던 8회말 극적인 역전 투런포를 때려내며 팀의 5 대 4 승리로 이끌었다.
박동원은 1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kt 박영현의 초구 체인지업을 그대로 받아쳤다. 타구는 122.27m를 날아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1회에만 4실점 하며 경기 내내 끌려가던 팀에 리드를 선사했고, 그 순간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LG 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환호성을 쏟아냈다.
박동원은 홈런 당시 "무척 짜릿했고, 좋아서 눈물이 날 뻔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어떻게든 살아 나가고 싶어서 번트를 댈까도 고민했다"며 "상대 투수 구위가 워낙 좋은 선수라서, 타이밍을 잘 맞추자는 생각으로 휘둘렀는데 잘 맞은 것 같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홈런을 치고 돌아왔는데 동료 선수들한테 너무 많이 맞아서 살짝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박동원은 이날 타석에서도 맹활약했지만, 본업인 포수로도 8명의 투수를 잘 리드했다. 박동원은 "오늘 불펜 투수들이 생각보다 훨씬 잘 던졌다. 정규 시즌 때보다 훨씬 잘 던져서 엄청 놀랐다"며 "정규 시즌 때에는 제구가 잘 안됐던 선수들도 오늘 경기에선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
8명의 투수를 이끄는 것에 대해 혼란스럽진 않았냐는 질문에 "오히려 상대가 새로운 투수를 계속 만나야 하니까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며 "각 투수마다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변화구가 달랐다. 오히려 리드하기 편했다"고 전했다.
박동원은 팬들에게도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보냈다. 박동원은 "1차전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관중석을 보면 유광 점퍼와 노란 수건으로 응원하는 팬들이 많이 보였다. 우린 2만 명과 함께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엘지 팬분들은 정말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경기로 1승 1패 균형을 맞춘 LG와 kt는 하루 휴식 후 장소를 수원으로 옮겨 시리즈를 이어나간다. 3차전은 오는 10일 오후 6시 30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