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투런홈런을 치고 문보경과 함께 기뻐하는 LG 박동원. 연합뉴스KT 위즈가 플레이오프 관문을 뚫고 한국시리즈로 오는 과정에서 불펜의 힘이 상당히 컸다. 손동현과 박영현 등 젊은 불펜투수들은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KT의 허리를 책임지며 높은 공헌도를 자랑했다.
하지만 두 선수의 기세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확 꺾였다. 타자 한 명이 손동현과 박영현을 모두 무너뜨렸다. 바로 박동원이다.
LG 트윈스의 안방마님 박동원은 1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KT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차전에 데자뷔를 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박동원은 LG가 3-4로 뒤진 6회초 무사 1루에서 KT의 바뀐 투수 손동현을 상대로 승부를 뒤집는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박동원은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손동현이 던진 시속 145km 직구를 시원하게 잡아당겼다. 그는 지난 2차전에서도 3-4 스코어를 뒤집는 8회말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바 있다. 이 홈런은 2차전 승부를 결정한 결승타가 됐다.
박동원의 한 방은 침체된 덕아웃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LG는 3-1로 앞서가다 5회말 오지환의 결정적인 실책으로 인해 KT에 3점을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염경엽 감독은 불펜을 총동원해 불을 꺼보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오스틴의 3회초 3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LG는 이후 KT 선발 벤자민의 역투에 밀려 추가점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역전에 성공한 KT는 자신감을 갖고 불펜을 가동했지만 박동원은 손동현이 등판하자마자 KT의 기세를 꺾는 대포를 쏘아올렸다. 강렬한 존재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