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1회말 LG 선발투수 김윤식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kt의 한국시리즈(KS) 4차전 열린 11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경기 전 kt 이강철 감독은 이날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2, 3차전을 내주며 열세에 몰렸다. 특히 모두 경기 후반 뼈아픈 홈런을 맞고 역전패를 당한 터였다. kt는 2차전에서 1점 앞선 8회말 박동원의 2점 홈런, 3차전에서는 2점 앞선 9회초 오지환의 3점 홈런을 맞고 1점 차 패배를 안았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잘 했는데 마지막에 역전을 당했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2차전, 3차전에서 이겼다면 예상한 대로 6차전에서 승부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5차전부터는 우리의 강점인 선발 야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명 선발 투수들이 로테이션을 돌았다"는 것. 외국인 선발 투수 1명이 없는 LG에 비해 kt가 유리한 점이다.
이 감독은 "때문에 오늘 꼭 이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2, 3차전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회복 탄력성이 좋다"면서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11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1회초 1사 1루 LG 김현수가 2점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 시즌 개인 통산 42타점을 기록 중이던 김현수는 2점을 추가해 44타점을 달성했다. 종전 최다 타점은 최정(SSG 랜더스)이 기록한 43타점이다. 연합뉴스하지만 경기는 이 감독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선발진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LG가 오히려 선발 야구를 펼쳤고, kt는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한 가운데 또 다시 불펜이 무너졌다.
LG는 1회초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전날 기세를 이었다. 1사 1루에서 김현수가 kt 선발 엄상백의 2구째 시속 132km 체인지업을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는 2점 홈런을 날렸다. 비거리 110m 선제포였다.
김현수는 이날 포스트 시즌 통산 최다 타점 기록도 세웠다. 44타점으로 최정(SSG)의 43타점을 넘어섰다.
kt는 5회초 엄상백이 선두 타자 문성주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과감히 투수를 교체했다. 전날 오지환에게 결승포를 허용한 마무리 김재윤을 올리는 깜짝 운용이었다. 올해 20경기 7승 6패 평균자책점(ERA) 3.63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던 엄상백은 5회를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kt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김재윤은 희생 번트로 몰린 1사 2루에서 홍창기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6회초에는 1사에서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문보경에게 초구 시속 143km 속구를 던졌다가 우월 2점 홈런을 맞고 다시 고개를 떨궜다. 5 대 0, 사실상 승부가 갈린 장면이었다.
1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6회초 1사 1루 LG 문보경이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반면 LG 좌완 선발 김윤식은 펄펄 날았다. 올 시즌 17경기 6승 4패 ERA 4.22의 성적을 거둔 김윤식은 5⅔이닝 동안 3탈삼진 3피안타 1볼넷 1실점 쾌투를 펼쳤다. 그동안 피로가 쌓인 불펜의 짐을 덜어준 귀중한 호투였다.
김윤식은 최고 구속 144km의 속구와 최저 114km 체인지업, 110km 커브 등 능수능란한 완급 조절로 전날 15안타를 터뜨린 kt 타자들을 요리했다. 6회말 김상수의 2루타, 황재균의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주긴 했지만 LG로서는 기대 이상의 87구 역투였다.
수비진의 도움도 받았다. 우익수 홍창기는 2회말 문상철의 2루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하며 김윤식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홍창기는 4회 1사 2루에서도 황재균의 우중간 타구를 달려가며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5회말 1사 1루에서는 kt 정준영의 안타성 타구가 김윤식의 글러브를 맞고 흐르자 2루수 신민재가 재치 있게 글러브 토스로 유격수 오지환에게 굴려 포스 아웃을 이끌어냈다.
LG는 7회 오지환의 3점포 등 대거 7점을 몰아치며 15 대 4 대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LG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승리하면 29년 만에 대망의 통합 우승을 이룬다.
이번 KS에서 LG의 첫 선발승을 거둔 김윤식이 4차전 MVP에 올랐다. 김현수는 7회초 1타점 적시타를 때려 PS 통산 최다 타점 기록을 45개로 늘렸다. 오지환은 2, 3차전부터 4차전까지 홈런을 터뜨리며 단일 KS 최초 3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웠다.
반면 2021년 뒤 2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kt는 벼랑에 몰렸다. 두 팀은 12일 하루 휴식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