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기도 연천공설운동장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2023 경기도회장기 학년별 육상 경기 대회 겸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경기도 1차 선발전 남자 4학년부 200m 결승 장면(왼쪽)과 우승을 차지한 동휘 군의 세리머니 모습. 노컷뉴스전국소년체전 경기도 육상 대표 선발전에서 일반 학생이 육상부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주인공은 가평 조종초등학교 동휘 군(10)이다.
동 군은 26일 경기도 연천공설운동장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2023 경기도회장기 학년별 육상 경기 대회 겸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경기도 1차 선발전 남자 4학년부 2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3개조 21명 중 예선 1위(30초63)를 차지한 동 군은 결선에서 기록을 0.49초 앞당긴 30초14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문 선수가 아닌 일반 학생이 거둔 우승이다. 동 군은 결선에서 육상부 소속 선수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위인 김건우(사우초)를 0.16초 앞섰다.
조종초는 현재 육상부가 없는 상황. 동 군은 대회 한 달 전부터 방과 후 가평중학교 육상부 훈련장에 가서 훈련을 해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가평군 초등부 대표 중 금메달은 동 군이 유일하다.
일반 학생이지만 실력은 육상부 못지 않다. 동 군은 지난달 11일 가평군수배에서 100m(15초07)와 200m(31초64) 2관왕에 올랐다. 가평군 4학년 200m 종목 대표로 선발된 동 군은 한 달 남짓 기간 만에 200m 기록을 1.5초나 앞당겼다.
경기도 31개 각 시·군 선발 학생 850여 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동 군은 27일 800m에도 출전해 3개조 19명 중 예선 1위(2분37초40)를 차지했고, 결선에서는 4위(2분36초69)로 선전했다. 800m 결선 역시 동 군을 제외한 7명이 모두 육상부 소속 선수들이다.
26일 경기도 연천공설운동장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2023 경기도회장기 학년별 육상 경기 대회 겸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경기도 1차 선발전 남자 4학년부 200m 시상식 모습. 1위 동휘 군(가운데)과 2위 김건우 군(왼쪽), 3위 정우진 군. 노컷뉴스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번 대회 해설을 맡은 이의수 KBS 육상 해설 위원은 "동휘 선수의 막판 가속 질주가 좋았다"면서 "스피드가 굉장히 좋은 선수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호평했다. 이어 "달리는 자세를 평가하면 굉장히 탄력이 좋은 선수로 단거리 종목에 안성맞춤인 주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사인 볼트 세리머니를 멋지게 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이 언급한 대로 동 군은 200m 결승선 통과 후 100m 세계 기록 보유자 볼트의 번개 세리머니를 펼쳐 현장에서 인기를 모았다는 후문이다. 동 군은 "가장 좋아 하는 육상 선수로 외국에서는 우사인 볼트'라면서 "국내에서는 김국영과 김다은"이라고 꼽았다. 한국 남녀 육상 단거리 간판 김국영(광주시청), 김다은(가평군청)도 이 대회 출신이다.
동 군은 "새벽과 방과 후에 운동을 꾸준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바쁘신 엄마, 아빠와 함께 운동을 하면서 힘들었지만 재미도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특히 대회 한 달 전부터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켜주신 오형일 가평고 코치님과 강경아 가평중 코치님께 감사하다"면서 "또한 운동 할 때 도와준 가평초·중 육상부의 형, 누나들도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대회를 현장에서 지켜본 강대훈 가평군청 육상 감독은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기록이 떨어질 수 있었고, 대회 경험이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고 칭찬했다. 이번 대회는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육상연맹이 주최하고 경기도육상연맹, 연천군 육상연맹이 주관했으며 경기도체육회, 경기도교육청, 연천군체육회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