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김현수. 연합뉴스현재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는 과거 두산 베어스의 간판 스타였다. 신고선수로 프로 경력을 시작해 프로 2년차인 2007시즌부터 KBO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두각을 나타냈다.
김현수가 한국시리즈 우승과 연을 맺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산은 김현수가 본격 활약한 2007년과 2008년, 두 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김성근 감독이 이끌었던 SK 와이번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김현수는 2008시즌 한국시리즈에서 21타수 1안타라는 극심한 부진으로 '큰 경기에 약하다'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김현수는 이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두 차례 더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2013시즌은 3승 1패에서 역전 당하는 가슴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김현수는 올해 한국시리즈 기간에 "그때 일은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2015시즌은 달랐다. 김현수는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421(19타수 8안타)를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두산의 우승을 이끌었다. KBO 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잠시 무대를 미국 메이저리그로 옮겼다.
김현수는 2018시즌을 앞두고 KBO 리그로 돌아왔다. 서울 잠실구장을 함께쓰는 '한 지붕 두 가족' LG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김현수는 프로야구 복귀 후 LG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다. 2018시즌부터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최근 3시즌 동안 시즌 타율은 3할 아래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승부처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타자로 상대 마운드에 위압감을 줬다.
그리고 김현수는 마침내 올해 자신의 두 번째 우승 반지를 차지했다. LG는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2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김현수에게 더 이상 한국시리즈의 악몽은 없었다. 김현수는 4차전에서 선제 투런포를 때렸고 KT가 1점을 만회해 2점 차로 추격한 5차전 5회말 공격에서는 쐐기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로써 김현수는 2015년 이후 처음이자 LG 입단 후 6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과거 두산 시절 김현수는 선배들을 따라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위치였다. LG에서는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위치에 섰다.
염경엽 LG 감독은 '선배' 김현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김현수와 함께 오지환, 박동원, 박해민 등이 후배들을 정말 잘 이끌어주고 야구 기술에 대해서도 정말 많은 소통을 한다. 제가 바라는 부분들이 시스템으로 잘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타자' 김현수의 가치는 더 높게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성장을 기대한다. 염경엽 감독은 "예전에 타율 3할3푼 이상을 치던 타자였다. 아직까지 노력하는 모습이나 야구에 대한 열정을 보면 내리막길에 있는 게 아니라 아직도 전성기를 더 누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