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장자에 나오는 말인데 '정와불가이어해 구어허야'에서 기원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황하의 신 하백이 자신이 다스리는 황하가 물이 불어서 끝없이 펼쳐진 것을 보고 매우 흡족해 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바다를 보고는 경악합니다. 자신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던 것이 바다를 보는 순간 무너진 것입니다.
이를 보고 바다를 지키는 신인 약이 하백에게 세 가지 충고를 했다고 합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정와불가이어해 구어허야'입니다.
'정저지와'는 견문이나 소견이 몹시 좁은 사람을 비유해서 사용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본래 이 뜻은 견문이나 소견이 좁은 사람을 비판하려는 의미보다는 더 깊은 의미를 가 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렇게 된 원인을 생각하게 합니다. 갇혀 있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작금의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겸허하게 들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조주희 목사 / 성암교회, 기윤실 공동대표]제게 충격적인 경험이 하나 있습니다. 한 언론인을 통해서 들었던 뼈아픈 말입니다. 내용은 이런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과제 중 하나는 교회의 언어를 사회적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현재 한국 교회 언어는 한국 사회의 언어와 매우 이질적인 상황이어서 서로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상태에 놓여 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 있습니다. '한국 교회 우리는 우리 안에 갇혀 있구나'. 수년 전까지 한국 교회는 급성장이라는 자랑스러운 훈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국 교회는 풍성했고 강했습니다. 한국 교회는 한국 교회만으로 충분했습니다.
따라서 이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 했습니다. 교회를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습니다. 한국 교회는 교회 내부에 집중하면서 교회 내부 전문성을 강하게 가진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문성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내부 전문성이 개방적 전문성으로 흐르지 못했고 폐쇄적인 성격으로 흐르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한국 사회와 이원론적으로 분리되는 경향을 낳게 했습니다. 한국 교회가 한국 교회라는 우물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물론 교회는 세상과 다릅니다. 분리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 분리는 분리를 위한 분리나 차별적 분리가 아니라 성육신적이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께서 세상을 어떻게 대하셨는지, 그 태도를 열심히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요즈음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교회는 복음 공동체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늘의 복음이 이 세상 나라에 세상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문화와 정치, 행정, 체제와 그리고 사회적 구조 등을 통해 선포되었습니다.
이제 한국 교회는 교회 너머의 한국 사회를 바라보고 한국 사회를 담고 있는 그릇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명의 복음을 선포의 도구라는 그릇에 담기 위해 그 그릇이 무엇인지 알려는 노력이 결국은 복음을 복음되게 하는 선교적 능력이 될 것입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
[조주희 목사 / 성암교회, 기윤실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