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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집게손가락 논란…지금 MZ세대는 갑론을박

    핵심요약

    넥슨 게임 홍보 영상의 집게손가락 장면
    남초 커뮤니티 중심으로 문제 제기돼
    집게손가락 논란에 MZ 젠더갈등 재점화
    "마녀재판" vs "혐오 표현 처벌 강해져야"

    최근 일부 남초 커뮤니티(남성 유저의 비율이 높은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넥슨의 게임 홍보 영상 에 남성 혐오 손동작인 '집게손가락' 장면이 포함됐다고 지적하며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다.

    커뮤니티 유저들은 하청업체인 '스튜디오 뿌리'의 한 여성 애니메이터가 집게손 장면을 그렸다며 신상털이를 시작했다. 해당 장면을 그린 것은 여성이 아닌 40대 남성인 것으로 밝혀졌으나 사실여부와는 무관하게 MZ세대 사이에서는 성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커뮤니티 발 논란 일자 대기업도 '화들짝'

    지난달 23일 넥슨이 공개한 메이플스토리 홍보용 영상에서 한 캐릭터가 짧은 순간 집게 손 모양을 하고 있다. 논란이 되자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지난달 23일 넥슨이 공개한 메이플스토리 홍보용 영상에서 한 캐릭터가 짧은 순간 집게 손 모양을 하고 있다. 논란이 되자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논란은 한 남초 커뮤니티에서 넥슨의 인기 게임인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에서 여성 캐릭터 엔젤릭버스터(엔버)가 집게손가락을 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로부터 시작됐다. 집게손가락은 페미니즘 성향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에서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하던 제스처다.

    유저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지난 25일 넥슨은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김창섭 넥슨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도 26일 유튜브 방송에서 "뿌리 측에서 제작한 영상은 일단 모두 비공개 처리하고 전수 조사할 것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 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혐오 논란에 온·오프라인 테러 이어져 

    스튜디오 '뿌리'를 향한 별점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지도 캡처스튜디오 '뿌리'를 향한 별점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지도 캡처
    넥슨이 캐릭터 엔버의 손가락 모양을 '남성 혐오'로 규정하고 스튜디오 뿌리 측에 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나서자, 스튜디오 뿌리를 향해 더 큰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남초 커뮤니티 유저들은 해당 장면을 그린 것으로 알려진 직원 A씨의 이름과 사진을 온라인상에 공개했고, 뿌리 사무실에 찾아와 A씨를 찾고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카카오 지도의 업체 별점 테러도 이어졌다.

    현재 뿌리 측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성혐오 음모론에 반박할 자료가 많지만, 원청사인 넥슨의 압박에 입을 열지 못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총 매출의 80퍼센트를 쥐고 있는 원청사에 반박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집게손가락 뭐길래' MZ 젠더갈등 또다시 불붙어

    연합뉴스연합뉴스
    집게손가락 논란은 온라인 상으로 빠르게 확산돼 MZ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젠더갈등이 재점화됐다.

    이번 논란이 게임 업계의 사상 검증이라는 지적이 있다. 김 모 씨(25)는 "집게손가락은 장면과 장면을 잇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 은근슬쩍 혐오 표현을 넣은 건 아니지 않냐"며 "의도했다면 잘못이지만, 일러스트레이터의 해명도 듣지 않고 비난하는 건 마녀 재판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넥슨이 일부 커뮤니티 의견을 과도하게 눈치본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 모 씨(25)는 "커뮤니티 발 논란에 대기업이 과잉 대응한 것"이라며 "억지스러운 민원에 반응해 주면서 결국 하청업체의 밥줄까지 끊어지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반면 작업물에 개인 사상을 담는 것은 잘못됐다며 넥슨의 대처가 옳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모 씨(26)는 "하청업체가 원청의 공동작업물에 개인 사상을 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과거 일간베스트(일베)가 여러 사진, 로고에 티를 냈던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해당 장면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남자든 여자든 그 장면을 넣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봤다.

    이어 김 모 씨(24)도 "넥슨의 대처가 빨라서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면서 "(남성 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도 더 엄격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극단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의 의견이 퍼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 모 씨(21)는 "집게손가락 제스처를 남성 혐오 표현으로 쓰는 것이 기이하다"며 "일부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극단적인 젠더 갈등이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퍼져선 안 된다"고 봤다.

    오 모 씨(26)는 "페미니즘, 남녀갈등은 우리 시대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논의해가야 하는 주제지만 이러한 논란은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며 "손가락 모양 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이럴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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