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임시현. 황진환 기자"경쟁을 함에 있어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죠".
양궁 여자 세계 랭킹 1위 임시현(한국체대)은 "다시 태어나도 세계 최고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임시현은 5일 앰배서더 풀만 서울 호텔에서 열린 '제12회 MBN 여성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의 영광을 누렸다. 이 상은 지난 2012년 처음 제정돼 한 해를 가장 뜨겁게 빛낸 여성 스포츠인에게 수여된다.
올해 영예의 주인공 임시현은 올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종목에서 혼성 단체, 여성 단체, 여성 개인까지 총 3개 종목에 출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한국 양궁 역사상 37년 만의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이다. 또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선수 최우수 선수(MVP)에도 선정됐다.
국제 무대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친 임시현의 태극 마크 경력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올해 처음으로 양궁 국가대표에 선발됐는데도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을 펼친 것이다.
대회에 나서기까지 순탄치는 않았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회가 1년 미뤄졌고, 이는 임시현에게 행운으로 작용했다. 재차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 마크를 단 임시현은 이후 나선 2차 월드컵, 3차 월드컵에서 연속 우승하며 한국 여자 양궁 에이스로 거듭났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임시현은 10월 4일 리커브 혼성전 단체 결승에서 이우석(코오롱)과 팀을 이뤄 일본을 세트 포인트 6 대 0으로 꺾고 대회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임시현은 6일엔 최미선(광주은행), 안산(광주여대)과 함께 리커브 여자 단체전 결승에 나서 중국을 세트 스코어 5 대 3으로 물리쳤다. 하루 뒤에는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대표팀 선배 안산(광주여대)을 세트 포인트 6 대 0으로 제압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금메달을 획득한 임시현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날 수상 뒤 임시현은 "대상을 받아서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3관왕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 큰 무대에서 성장한 모습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한 해는 어떤 의미였을까. 임시현은 "처음으로 국가대표가 된 해여서 더 최선을 다하려 했다"며 "기회가 온 만큼 후회 없는 해를 보내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열심히 준비한 만큼 정말 뜻깊은 한 해가 됐다. 후회도 하나도 없게 잘 마무리했다"고 회상했다.
대상 수상이 확정된 뒤, 임시현에게 '다시 태어난다면 세계 1위 VS 재벌 되기'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임시현은 고민 없이 '세계 1위'를 선택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을 꽤나 재밌게 하고 있다. 무척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선택의 이유다. 임시현은 "스포츠를 하고 있는 이유도 경쟁을 함에 있어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제 임시현은 첫 올림픽을 목표로 도전에 나선다.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선 또 다시 쟁쟁한 실력을 지닌 국내 선수들과 경쟁해 국가대표에 선발돼야 한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은 올림픽 금메달보다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임시현도 이를 알고 있다. "다시 선발전을 해야 한다"는 임시현은 "만약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게 된다면 저희 모두가 바라보고 있는 '여자 단체 10연패'를 향해서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재밌게 성공을 해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