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9일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60년대부터 남한주민을 겨냥해 혁명을 선동하고 간첩들에게도 지령을 보내던 북한의 평양방송이 남북에 대한 적대적 2국가 규정에 따른 대남기구 정리과정에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 등을 명분으로 그동안 운영해왔던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등 대남 연대 기구를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 국영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이 12일 밤부터 수신되지 않아 13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방송이 잡히지 않고 잡음만 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시적인 방송 중단인지 추후 상황을 더 봐야겠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북한의 대남기구 개편·정리 과정에서 대남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도 정파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북한의 공식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평양방송은 지난 1960년대부터 남측 주민을 겨냥해 혁명을 선동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고, 남한에서 암약하는 간첩들에게 지령을 보내는 난수방송을 해왔다.
북한은 또 남북에 대한 적대적 2국가 규정에 따라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 등을 명분을 운영해왔던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등 대남 연대 기구를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대남정책 전환방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대적부문 일군들의 궐기모임이 12일 진행됐다"며, "궐기모임에서는 보고와 토론이 진행되고 결의문이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궐기모임에서는 "북남관계가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관계로 완전히 고착된 현실로부터 지난 시기 북남관계개선과 평화통일을 위한 연대기구로 내왔던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단군민족통일협의회 등 우리 관련단체들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궐기모임의 보고와 토론에서는 '강국의 지위에 맞게 공화국의 대적투쟁사를 써나갈 데 대한 문제', '괴뢰족속들은 완전히 소멸해야 할 우리의 주적이라는 확고한 관점에서 통일정책을 새롭게 정립하며 대남부문의 투쟁원칙과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데 대한 문제', '남반부의 전 영토를 평정하려는 우리 군대의 강력한 군사행동에 보조를 맞추어 대사변 준비를 예견성 있게 추진해나갈 데 대한 문제' 등이 강조됐다고 했다.
북한이 정리방침을 밝힌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는 지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설립된 대표적인 통일운동 단체로, 남측위원회·해외위원회도 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은 지난 1990년 남·북·해외에 통일운동 단체로 만들어졌다. 단군민족통일협의회는 지난 1997년 발족해 민족 정통성 차원에서 통일 문제를 다뤄왔다.
북한은 대남기구를 정리·개편하라는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최선희 외무상 주도로 지난 1일 이와 관련한 협의회를 개최했는데, 이후 정리 작업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이 대남기구 정리 방침을 밝힘에 따라 우리민족끼리와 통일의 메아리, 류경, 조선의 오늘, 려명 등 대남 선전용 웹 사이트들도 폐쇄 등 정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연말전원회의 보고에서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