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대한항공 선수단. KOVO 제공최상위를 향한 프로배구 남자부 2위 대한항공과 3위 삼성화재의 맞대결 승자는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4라운드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25-23 25-20 25-22) 완승을 거뒀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전 "오늘 경기가 끝나면 올스타전 휴식기로 2주 가까이 쉰다. 오늘은 마지막까지 밀어 부쳐야 한다"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령탑의 바람대로 승리를 거둔 대한항공은 시즌 전적 14승 10패로 승점 43을 기록하며 1위 우리카드와 승점이 같아졌다. 다만 승리 수에서 밀려 순위는 2위를 유지하게 됐다. 대한항공 외국인 공격수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205cm)이 V-리그 첫 선발 출전해 23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견인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직전 경기에서 13점밖에 내지 못하며 부진했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201cm)가 31점을 기록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팀을 연패 수렁에서 끄집어내지는 못했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경기 전 "3연패로 위기인 건 알고 있다"면서도 "순위 싸움을 할 수 있는 입장도 우리가 만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 패배로 시즌 전적은 14승 9패(승점 38), 4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접전이 예상됐던 경기답게 1세트부터 두 팀은 끊임없이 점수를 주고받았다. 1세트 주인공은 대한항공, 25 대 23 승리였다. 무라드가 5득점, 조재영과 임동혁이 각각 4득점을 기록하는 등 공격수들이 골고루 득점에 가세했다.
또 42.9%의 높은 리시브 효율에 덕에 여유로운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었다. 특히 21대 19 상황에서 나온 세터 한선수(189cm)의 2단 공격으로 계양체육관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기도 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리시브가 너무 부실했다. 1세트 리시브 효율은 고작 16.67%. 경기에 앞서 김상우 감독은 "리시브가 흔들리니까 세터 노재욱(191cm)이 뛰어다니면서 토스를 한다"며 공격에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 장면이 1세트에도 고스란히 연출된 것이다.
대한항공 무라드. KOVO 제공2세트의 주인공은 대한항공 외국인 공격수 무라드였다. 경기 전 틸리카이넨 감독은 "무라드는 지난 경기 굉장한 경기력을 보였다"며 "팀 스타일에 녹아드려 노력하는 선수"라고 믿음을 보냈다.
무라드가 이에 응답했다. 5 대 9로 팀이 뒤진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무라드는 2세트에 5점을 뽑아냈는데 모두 알짜배기 득점이었다. 점수가 필요할 때마다 범실 없이 정확한 공격을 성공시켰다. 2세트 내내 끌려가던 대한항공이 앞서가는 역전 점수를 만들어 낸 것도 무라드였다.
대한항공은 3세트마저 역전승으로 따냈다. 이번에도 역전 포인트를 만들어낸 건 무라드였다.
무라드는 14 대 15로 팀이 뒤지던 상황에서 퀵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곧장 이어진 삼성화재 손현종(197cm)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무라드는 3세트에만 13점을 맹폭하며 팀의 완벽한 승리를 견인했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승리를 거둔 대한항공은 이달 30일 현대캐피탈을 홈으로 불러들여 5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4연패를 기록하게 된 삼성화재는 오는 19일 1위 우리카드를 만나 연패 탈출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