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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열녀박씨' 배인혁 "연애는 NO…연기 욕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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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열녀박씨' 배인혁 "연애는 NO…연기 욕심만"

    핵심요약

    MBC 금토극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철벽 재벌 3세 강태하 역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강태하 역의 배우 배인혁. 박종민 기자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강태하 역의 배우 배인혁. 박종민 기자배인혁에게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하 '열녀박씨')은 한 순간, 순간이 모두 도전이었다. 주로 청춘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그는 처음 사회인 역할을 맡아 설레는 로맨스를 그려냈다. 로봇과 다름 없었던 '철벽' 재벌 3세 강태하가 조선에서 불시착한 박연우(이세영 분)에게 점점 마음을 여는 그 감정을 세밀하게 조절해야 했다.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부담감"은 그에게 마음 고생을 안겼다.

    다만 배인혁은 거기에서 머물지 않았다. 고민을 끌어안고 가라앉기 보다는 적극적인 소통을 택했다. "언제든 신이나 대사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고남정 작가의 말은 일종의 용기였고, 현장에서 의견 조율을 아끼지 않는 박상훈 PD의 격려도 있었다. 당연히 로맨스 파트너였던 이세영의 조언과 격려도 빼놓을 수 없었다. 아역 시절부터 탄탄한 경력을 쌓아 온 이세영은 배인혁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든든한 선배이자 누나였다.

    이제 데뷔 6년 차, 배인혁은 스스로에 대해선 누구보다 현실적이며 냉철하다. 이른 시간에 주연급 배우가 됐으니 마음을 놓을 법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쌓을 게 많다는 생각이다. 한 때 1년에만 네 작품을 하면서 쉼없이 달렸던 이유도 부족한 점을 조금이라도 채워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이제 배인혁은 욕심과 조바심이 전부가 아님을 배웠다. 쉬는 법을 알고, 회복하는 시간도 가져야 오히려 더 나은 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안다.

    배인혁에게 배우란 세상에 다시 없을 간절함이다. 우리가 배인혁을 알지 못한 10대 시절부터 그는 오직 배우라는 꿈 하나만 보고 달려왔다. 사랑하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차마 꺾을 수 없는 소망이었고, 이제 그 소망은 현실이 됐다. 무명 시절의 시행착오와 어려움조차 이제는 담담하게 자산이었다며 돌아본다. 배인혁은 여전히 '당시엔 알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는' 노력의 성과를 믿는다. 그의 삶이 지금껏 그것을 증명해왔기 때문이다. 다음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인혁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강태하 역의 배우 배인혁. 박종민 기자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강태하 역의 배우 배인혁. 박종민 기자Q '강드로이드'라는 초반 설정에서 점점 사랑을 알아가는 감정의 단계 변화가 쉽지 않았겠다

    A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다. 작가님이 초반에는 연기톤이 '강드로이드'라는 별명에 맞게 딱딱하고 로봇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아무리 그래도 감정이 있을텐데 어떻게 그런 톤이 나올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부담감도 있었다. 잘못하면 캐릭터가 아니라 그냥 '연기'만 하는 모습처럼, 소위 '발연기'란 이야기가 나올까 걱정이 됐다. 그렇지만 감독님, 작가님이 저희를 믿어주시고, 의견도 잘 반영해 주셔서 좀 더 용기있게 할 수 있었다. 중후반에서는 태하의 모습이 풀리면서 연우에게 마음을 열린다. 자유롭고 솔직하게 저와 비슷한 모습을 많이 녹이려 했다.

    Q 연우 역을 맡은 배우 이세영과의 호흡이 가장 관건이었고, 성공적으로 설레는 로맨스 '케미'가 나왔다. 현장에서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A 세영 누나가 한다고 하니까 호기심과 기대감이 존재했다. 6살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이 분야에서 훨씬 선배님이기도 하다. 후배 동생이라 불편할 수도 있었는데 누나가 먼저 다가와주고 소통하려고 해서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정말 많이 배웠고, 친해졌다. 감정 신들을 하고 나서 제가 한 연기에 아리송해 하고 있으면 와서 조언을 많이 해줬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판단해야 할 때 도와줬다. 호칭은 다양하게 불렀던 거 같다. 연우, 누나, 선배님, 순간 순간 기분에 맞춰 불렀다. 아침에 한번씩 만나면 거국적으로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촬영을 시작했다. (웃음) 너무 친하다 보니까 그냥 세영이란 이름을 부를 때도 있었는데 연말 시상식 끝나고 저희끼리 간단히 밥 먹을 때 누나가 '이제 촬영 끝났으니 누나라고 해야지'라고 했다.

    Q 베스트 커플상 후보에 올랐을 때 이세영의 씩씩한 인터뷰가 화제가 되면서 두 사람 '케미'가 다시금 주목 받았다. 본인은 이세영 옆에서 수줍게 있더라. 우수상을 받기도 했는데 감회가 남달랐겠다

    A 베스트 커플상 인터뷰는 케미를 더 보여준 계기가 된 거 같아서 좋았다. 저야 누나가 앞에서 이끌어주면 따라가는 거다. (웃음) 상은 예기치 못한 부분이었다. 순간 당황스럽고 긴장을 많이 해서 소감을 말할 때 아무 기억도 없다. 나중에 보면서 내가 이런 말을 하고, 표정을 지었다고 인지를 했다. 제가 잘해서 탔다기보다는 드라마가 잘됐고, 저를 살려주는 주변 배우분들이 많았다. 배우란 직업이 혼자 연기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서로 호흡을 잘 맞추고, '케미'가 맞으니까 태하가 잘 살았던 거 같다.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강태하 역의 배우 배인혁. 박종민 기자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강태하 역의 배우 배인혁. 박종민 기자Q 초반 태하 캐릭터 톤을 잡는데 고민이 많았다고 했는데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또 '열녀박씨'를 통해 일어난 변화와 스스로 얻은 게 있다면

    A 해결되지 않는 고민거리는 현장에 가면 결국 연기 하면서 풀렸고, 결과가 좋으니까 이젠 다 해결이 된 거 같다. (웃음) 이전까지 풋풋한 청춘 이미지였다면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렸고, 이후에도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전에는 주로 제 또래나 젊은 친구들이 많이 알아봐 주셨는데 이제 연령대의 폭이 넓어졌다. 부모님 주변에서도 예전과 다르게 부모님 친구분들이 많이 보신다고 연락이 왔었다.

    Q 과거에 매일 일기를 쓰는 게 습관이라고 들었다. '열녀박씨' 촬영 중에도 그런 시간을 가졌나

    A 한참 쓰다가 재작년에 1년에 네 작품을 하면서 아예 놓았던 거 같다. '열녀박씨' 하면서는 조금씩 썼다. 그날 하루 특별한 감정이나 생각을 기록하고 싶으면 썼다. '열녀박씨'에 대한 부담감이 사실 처음 느껴보는 종류였다. 그 자체가 도전이기도 했고, 제가 해보지 않은 사회인 캐릭터에 지금까지 캐릭터 색깔과도 완전히 달랐다. 그래서 나름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 혼자 만의 고민들이나 해결되지 않는 생각들을 많이 썼다.

    Q 드라마가 끝난 지금은 그런 부담이 많이 해소가 됐는지. 그럼에도 과거부터 지금까지 소처럼 일하며 여러 작품들에 도전하면서 배우의 역량은 성장했을 것 같은데

    A 태하를 통해 저도 많이 사랑을 받았고, 시청자, 팬들은 다음 작품을 기대하실텐데 거기에 실망감을 주지 말자는 부담감은 있는 거 같다.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생각과 현장에서의 연기가 많이 바뀌었다. 그래도 좀 많이 틀에서 벗어나 꿈틀거리는 걸 느꼈다. 그래서 올해 목표는 '좀 더 과감한 사람이 되어 보자'고 잡았다. 연기를 과감하게, 자유롭게 했을 때 재미있는 요소도 많이 나오고, 그 과정들이 재미있기도 하더라. 예전엔 신의 대사와 상황에서 벗어나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전체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다른 건 합의 하에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다.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강태하 역의 배우 배인혁. 박종민 기자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강태하 역의 배우 배인혁. 박종민 기자Q 1년에 네 작품이면 '번아웃'이 올 만도 한데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한 이유가 있다면

    A 번아웃은 오히려 없었다. 제가 욕심이 많긴 한데 그 때는 다 욕심을 부렸다. 데뷔 5년 밖에 안됐는데 기간에 비해 너무 빨리 큰 역할을 맡다 보니까, 그 중간 과정에 빠진 경험, 내공, 노하우를 채우려고 다양하게 부딪혀 보고 싶었던 욕심이었다. 지금도 욕심은 있지만 그렇게만 해서는 안되는 부분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체력도 준비 되어야 현장에 갔을 때 쏟아 부을 수 있는 거고, 오히려 지난해가 힘들었다. 몸이 회복이 안되고 피로가 쌓인 상태라서 조금만 힘들어도 타격이 오더라.

    Q 이제야말로 진짜 쉬어야 될 순간 같다. 작품이 아닌 실제 로맨스도 해볼 수 있고, 친구도 만날 수 있고, 선택지는 많겠다

    A 연애는 안 한다. (웃음) 평소 친구들 만나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TV 보고, 노래 듣고, 집안일 하면서 혼자 계속 집에 있다. '환승연애'도 재미있더라. 드라마가 아니라 일반인 분들의 날 것인 감정, 사람의 밑바닥을 보여주니까 슬프더라. 이전까지는 뭔가 기약이 있는 쉼이었다면 이번에는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아서 언제까지 쉴지 모르겠다. 촬영 끝나고 일주일 동안은 행복했다. 잠도 내 마음대로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그랬다. 그런데 일주일 지나니까 어떻게 쉬어야 되는지 방법을 몰라서 조금 불안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쉬는 게 나약하거나 게을러지는 게 아니고, 이것 역시 하나의 준비라고 생각을 바꾸니까 혼자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됐다.

    Q 나이에 비해 굉장히 현실적이고, 일찍 철 들어서 어른스러운 느낌이 있다. 문득 MBTI가 궁금해지는데

    A ENFP와 INFP 사이에 있다. 일을 할 때는 T(사고형)가 나오고 확실히 F(감정형)가 없어진다. 제 나이보다 많게 보시는 이유가 성격이나 말하는 부분 때문에 그렇더라. 형, 누나들도 저한테 일찍 철이 든 것 같다, 생각이 또래 아이들과는 다르게 성숙하다고 하신다. 아무래도 고등학교 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살고, 혼자 자취한 지 오래됐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도 있고, 어릴 때부터 혼자 서울이란 낯선 땅에 올라와서 아무 경험 없이 꿈에 도전하다보니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 철이 들었나 보다. 그 땐 정말 다른 나라에 온 기분이었다. 그렇지 않을 때도 많지만.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강태하 역의 배우 배인혁. 박종민 기자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강태하 역의 배우 배인혁. 박종민 기자Q 남동생도 배우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형으로서 해줄 이야기가 있다면

    A 최근 전역해서 1년 남짓 배우 준비를 하고 있다. 같이 살다가 일부러 전역 후에는 따로 살고 있다. 혼자 살면서 고생도 해보고 그래야 다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조언은 하지 않는다. 스스로 알아서 찾아보고 도전하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 저도 당시 조언해 줄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무식하게 그냥 했다. 그런 걸 좀 느꼈으면 한다. 나중에 정말 열심히 해서 바닥을 쳤을 때는 내가 조언도 해주고,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혼자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부모님은 항상 걱정하신다. 막내이기도 하고, 성격이 저와 완전히 정반대인 친구다.

    Q 과거 인터뷰를 보면 부모님이 배우가 되고자 하는 꿈을 반대했지만 결국 부모님이 원하는 성적에 맞춰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가 연기학원을 다니다 예술 고등학교로 편입했다고. 배우가 간절한 꿈이었고, 이 외엔 다른 꿈을 상상해 본 적도 없나. 힘들었던 무명 시절도 이제는 자산이 된 듯한데

    A (그 시절에 대한) 후회는 하나도 없다. 당시에 인간적으로 성장을 많이 했다. 재수할 때도 그렇고, 학교에서 나와 혼자 찍은 프로필을 들고 찾아다니면서 인사 드렸던 시간이 저에게는 어떻게 보면 욕심을 내고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결국 어린 시절부터 모든 것들이 다 쌓여서 지금의 배인혁이 됐다. 배우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지 딱히 생각이 안 난다. 이 직업만큼 내 생애 처음 이토록 열심히, 간절히 해본 게 없어서 그런가 보다.

    Q 이제 20대 후반에 접어들었고, 현장에서도 마냥 막내는 아니게 됐다. 서른 즈음 군 입대도 할 것이고 여러모로 변화가 많을 시기다. 새해가 밝았으니 2024년을 포함해 남은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궁금하다 

    A 27살이 되니까 뭔가 후반이 된 느낌이다. 제가 어릴 때 봤던 27살은 되게 어른이고, 세상 일을 전부 할 수 있는 그런 나이였다. 그런데 그냥 20살에 멈춰 있는 기분이다. 올해는 좀 더 성숙해지고 깊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누구나 남자라면 국방의 의무를 지는 것이고, 차기작들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뒤 때가 되면 가지 않을까 싶다. 우선적인 목표는 차기작을 잘 만나서 배역을 잘 소화해내고, 한 작품, 한 작품 잘 마무리를 하고 싶다.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만 살 수 없는 게 인생이니 지금 당장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 보다는 현장에서 좀 더 내공을 쌓아 발전하고 싶다. 역시나 그 당시엔 모르겠지만 30대가 되어서 20대 후반을 돌아봤을 때, 성장한 부분이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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