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제. 대한축구협회 제공고집이었다. 1차전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2차전에서 그대로 반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중동의 복병' 요르단과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16강 진출 확정을 3차전으로 미뤘다. 1승1무 승점 4점. 요르단과 동률이지만, 골득실(요르단 +4 한국 +2)에서 밀린 E조 2위를 유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승규(알샤바브)가 부상으로 이탈한 골키퍼를 제외하면 바레인과 1차전 그대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김승규를 대신해 조현우(울산 HD)가 골문을 지킨 것이 유일한 선발 라인업 변화였다.
바레인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던 이기제(수원 삼성)도 그대로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섰다.
1차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이기제는 요르단 공격수들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라운드 볼 경합은 4회 중 2회 승리했지만, 공중볼은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공을 잃은 것도 4번이었다. 인터셉션과 태클도 1회가 전부였다.
공격에서도 임팩트가 없었다. 크로스는 하나도 없었다. 슈팅 하나가 나왔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터졌지만, 전반에만 2실점하며 끌려다녔다. 전반 37분 박용우(알아인)의 자책골이 나왔고, 전반 추가시간 6분에는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바레인전 실점 장면처럼 첫 슈팅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요르단 공격수를 놓쳤다.
클린스만 감독도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기제와 박용우(알아인)를 빼고, 김태환(전북 현대)과 홍현석(KAA 헨트)을 투입했다. 1차전보다 이기제의 교체 시기가 더 당겨졌다. 1차전처럼 설영우(울산)가 왼쪽으로 옮겨갔다.
설영우가 왼쪽, 김태환이 오른쪽 측면에 배치되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후반 추가시간 극적 동점골도 김태환의 오른쪽 측면에서 시작됐다. 김태환의 크로스가 오현규(셀틱)를 거쳐 반대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게 연결됐고, 손흥민의 컷백에 이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의 슈팅이 요르단 자책골로 기록됐다.
물론 김진수(전북)의 부상으로 카드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1차전에서 실수를 한 만큼 2차전에서 변화를 줄 기회가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고집이 16강 조기 확정 대신 힘겨운 무승부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