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대한항공 무라드, 현대캐피탈 아흐메드. KOVO 제공프로배구 남자부 우승과 봄 배구를 향한 순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주 올스타 휴식기를 보낸 V-리그가 30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휴식기 이후 남자부 첫 경기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맞대결이다.
두 팀은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우선 홈팀 대한항공은 4라운드까지 14승 10패(승점 43)를 기록하며 리그 2위에 올라있다. '사상 첫 통합 4연패'라는 역사를 쓰기 위해 시즌을 힘차게 출발했지만 주력 선수들의 부상 이탈 등으로 예상 밖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4라운드에서 대한항공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200cm)의 허리 부상으로 급하게 팀에 투입된 '일시 교체 선수' 파키스탄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205cm)의 활약이 돋보였다.
무라드는 지난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4라운드 현대캐피탈 원정 경기에서 52점이나 따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성공률은 72.73%였다. 말 그대로 상대를 '맹폭'했다. 이어진 16일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도 홀로 23득점에 성공했다. 계양체육관을 찾은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무라드의 활약에 힘입어 대한항공은 1위 우리카드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승점 차는 단 1점. 선두 자리를 지켜오던 우리카드가 4라운드에서 5연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대한항공에겐 5라운드 첫 경기인 현대캐피탈전이 더욱 중요해졌다.
원정팀 현대캐피탈의 분위기도 나쁜 편은 아니다. 비록 최근 2연패를 기록 중이긴 해도, 4라운드 전까지 최하위권이었던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이 덕분에 현대캐피탈은 남은 5, 6라운드에서 봄 배구를 향한 사활을 걸어볼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작년 말 '시즌 중 감독 교체'라는 대형 위기가 찾아왔음에도 직후 5연승을 내달렸다. 감독 교체 이후 7경기에서 5승 2패. 승점은 16점이나 추가했다.
특히 장신 세터 김명관이 눈에 띄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안정적인 세트 플레이로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200cm), 허수봉(195cm), 전광인(194cm)으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 편대를 살려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또 상대의 허를 찌르는 2단 속공 등으로 팀의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두 팀은 지난 4라운드 맞대결에서 V-리그 역사상 최장 시간인 171분의 혈투를 펼쳤다. 1위 탈환을 위해 후반기에 돌입하는 대한항공과 봄 배구 가시권을 향해 중요한 출발선에 자리한 현대캐피탈의 맞대결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