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한국. 연합뉴스난타전. 연합뉴스승부차기 끝에 기사회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1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64년 만의 정상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우승을 호언장담한 클린스만 감독도 생명 연장에 성공했다.
앞서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서 1승 2무(승점 5)를 기록,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F조에서 2승 1무(승점 7)로 1위에 오른 사우디와 16강 맞대결이 성사됐다.
역대 상대 전적은 5승 8무 5패로 팽팽하다.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한국이 2승 3무로 우세하다.
특히 최근 맞대결인 지난해 9월 평가전에서는 조규성(미트윌란)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다만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이 1무 3패로 열세였다.
'일당백'하는 손흥민. 연합뉴스손흥민 슈팅. 연합뉴스창과 방패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고전했다. 역대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다인 6실점을 기록할 만큼 수비가 불안했다. 반면 사우디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골만 내줄 만큼 탄탄한 수비를 뽐냈다.
하지만 한국은 날카로운 공격을 자랑한다. 조별리그 8골을 터뜨려 D조 1위 이라크, 2위 일본과 함께 최다를 기록했다.
클린스만은 이날 파격적인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다. 기존에는 4-2-3-1 혹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지만, 이날은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손흥민(토트넘)이 최전방에 섰고,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양쪽 측면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지난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지만 무득점에 그친 조규성은 벤치에 앉는다.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즈베즈다)은 중원에 배치됐고, 설영우(울산 HD)와 김태환(전북 현대)이 양쪽 측면 수비를 맡았다.
스리백 수비는 김영권(울산 HD)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울산 HD)으로 구성됐다. 골문은 조현우(울산 HD)가 지켰다.
한국 실점. 연합뉴스이날 경기장에는 사우디의 구름 관중이 운집했다. 사우디는 개최국 카타르와 같은 중동 국가인 만큼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기 용이했다. 약 3만 명의 사우디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어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가져갔다.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한국의 수비를 위협했다.
이에 한국은 역습으로 빈 틈을 노렸다. 그 결과 전반 20분경 첫 공격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으로 쇄도했는데, 패스할 공간이 없어 곧바로 상대 수비에 차단됐다.
전반 26분에는 손흥민이 다시 기회를 만들었다. 수비와 경합을 이겨낸 뒤 슈팅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슈팅이 약하게 맞아 그래도 골키퍼의 품에 들어갔다.
한국은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위기를 맞았다. 무려 2차례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았고, 마지막 슈팅이 다행히 간 발의 차로 빗나가 실점을 면했다. 결국 두 팀은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아쉬워하는 손흥민. 연합뉴스충돌. 연합뉴스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실점했다. 역습 상황에서 빈 틈을 허용했고, 교체 투입된 압둘라 하지 라디프가 빠르게 쇄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에 한국은 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후반 9분 정우영 대신 황희찬(울버햄프턴)을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후반 20분에는 이재성과 정승현을 빼고 조규성(미트윌란)과 박용우(알아인)를 투입했다. 정승현이 나가면서 스리백이 아닌 포백 전술로 변경했다.
뒤늦은 전술 변화는 무용지물이었다. 공격 숫자가 늘어나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이미 기세는 사우디 쪽으로 넘어간 상태였다.
후반 40분에는 황인범이 기습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한국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사우디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골 침묵이 길었던 조규성도 힘을 냈다. 후반 추가시간 상대와 공중볼 경합을 이겨내고 회심의 헤딩 슛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맞았다.
곧바로 역습 상황에서 문전으로 쇄도한 황희찬의 슈팅도 골문을 빗나갔다.
하지만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추가시간 8분 조규성이 마침내 침묵을 깼다. 설영우가 이강인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고, 이를 조규성이 다시 헤더로 처리해 골문을 열었다.
결국 한국은 조규성이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조규성 극장 동점골. 연합뉴스한국은 연장전 들어서도 분위기를 이어갔다.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으며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했고, 역전골을 위한 공세를 이어갔다.
연장 후반 조규성이 다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공을 잡았지만 옆으로 패스했고, 이때 공격이 꼬이면서 아쉽게 득점을 놓쳤다.
결국 연장전에서 결판을 내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로 향했다.
승부차기는 사우디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한국은 3번째 키커까지 모두 득점에 성공한 가운데, 사우디는 3, 4번째 키커가 연달아 실축했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득점에 성공해 한국이 8강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