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소와 양 실은 채 프리맨틀항에 정박중인 바히자호. 연합뉴스호주를 떠나 중동 지역으로 가려다가 홍해 무역로를 차단한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에 되돌아왔던 호주산 소·양 1만5천여 마리가 바다에 대기한 지 약 한 달 만에 귀항했다.
2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소와 양을 실은 상선 바히자호는 요르단으로 가기 위해 지난달 5일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주 프리맨틀 항을 출발했다가 지난 1일 같은 항에 돌아왔다. 선박은 요르단으로 향하다가 홍해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호주 정부의 항해중단 명령으로 뱃머리를 돌려 지난달 29일 WA주 앞바다에 도착했다.
가축들은 일단 호주를 떠났다가 돌아온 만큼 해외에서 들여오는 다른 동물처럼 검역절차를 거쳐야 하는 호주 당국의 규정 때문에 프리맨틀 항에서 약 10km 떨어진 해상에 머물러야 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호주 당국은 폭염 속에 배 안에 있는 가축을 빨리 하선시켜야 한다는 동물보호단체들의 주장에 따라 지난달 31일 수의사 2명을 바히자호에 보내 상황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호주 당국은 수출업체가 최근에 낸 재수출 신청 서류를 현재 검토하고 있다. 재수출 허가가 나면 바히자호는 다시 출발해 홍해를 우회하는 또 다른 한 달간의 항해에 나서게 된다.
바히자호는 마셜제도 선적이고, 선박을 통해 가축을 수출하려는 업체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회사 소유이거나 이스라엘 항구를 출입하는 선박을 최우선 공격 표적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