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리는 김진수 위로하는 황희찬. 연합뉴스"말레이시아전 이후로 단 한 번도 아팠던 적이 없습니다."
알고 보니 부상이 아니었다. 벤치에서 패배를 지켜만 봐야 했던 김진수(전북 현대)는 아쉬움에 눈물을 삼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했다. 이로써 64년 만의 우승을 향한 도전을 실패로 막을 내렸다.
김진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주전 왼쪽 풀백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개막 전 부상을 입은 탓에 조별리그 1, 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3차전이 돼서야 교체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후 다시 벤치만 달궈 의문을 자아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을 앞두고 "황희찬(울버햄프턴)과 김진수의 몸 상태가 좋아져서 16강전 풀타임 소화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8강전부터 풀타임이 가능할 전망이었는데 치료가 잘 됐다"고 전한 바 있다.
이후 황희찬은 교체와 선발로 출전했지만, 김진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에 김진수가 아직 부상에서 회복하지 않은 것이라는 추측이 쏟아졌다.
하지만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진수는 "말레이시아전 이후로 단 한 번도 아팠던 적은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다"면서 "많은 분들께서 오해를 하신 것 같다. 아프냐고 묻는 연락도 많이 왔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진수는 "몸 상태가 나쁘고 그랬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뛰었으면 좋았겠지만 내가 뛰었다고 경기가 달리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진수는 한국의 탈락이 확정되자 벤치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유가 무엇이든 내가 경기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고참으로서 도움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여러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대회에서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열심히 했지만, 열심히 한다고 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늘 많은 분들이 보신 것처럼 요르단이 우리보다 잘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진수는 "우승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마무리가 이렇게 돼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