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인 라파 일대를 12일(현지시간) 공격해 수십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접경지이자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따른 팔레스타인 피난민이 몰린 이곳에 대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쓴 공격이 감행돼 논란이 예상된다.
로이터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은 이날 새벽에 벌어졌다. 로이터는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날 새벽 라파를 공격했다"며 "적신월사는 이스라엘이 라파를 격렬하게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FP는 현지의 자사 기자들이 라파 외곽에 집중 포격이 있었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라파는 이집트에 맞닿은 지역으로 가자지구 피난민들이 전쟁을 피해 집결해 있는 도시다. 국제사회의 구호물자도 이곳을 통해 가자지구로 이동한다. 로이터는 이스라엘 전투기와 전차, 선박을 동원한 공격을 벌였으며 모스크 두 곳과 주택 여러 채가 공격받았다는 현지 주민들 목격담을 전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수십명이 숨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AFP에 따르면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5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보건부 관계자를 인용해 팔레스타인인 최소 37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시신 중 20구는 쿠웨이트 병원, 12구는 유러피안 병원, 5구는 아부 유세흐 알 나자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타스와 스푸트니크 등 러시아 통신사들은 아랍권 방송사를 인용해 사망자가 100명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타스통신은 또한 23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과 관련해 "가자지구 남부에 일련의 공격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으나, 세부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별도 성명을 통해 라파에서 특수 작전을 펼쳐 지난해 10월 하마스 기습공격 때 납치됐던 인질 2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격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주민 대피와 안전이 확실히 담보되기 이전에 라파 지역을 겨냥한 군사작전을 진행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직후에 벌어졌다.
영국과 독일, 유럽연합(EU) 등도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이 진행될 경우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불가피하다며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일에도 라파를 공습해 사망자가 최소 31명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한 와중에 벌어진 이번 공격은 국제적인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라파에 진입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는 전쟁에서 지고 하마스를 거기에 그냥 두자는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