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무라드 칸. KOVO 제공선택은 끝났다. 이제 경기력 회복에 심혈을 기울일 때다.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205cm)의 꿈이 이뤄졌다. 지난해 말 '일시 교체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은 무라드는 V-리그에서 커리어를 지속하고 싶다는 목표를 말해왔다.
결국 대한항공은 무라드와 동행을 선택했다. 이제 무라드가 팀의 '사상 첫 통합 4연패'라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대한항공은 12일 "외국인 선수를 무라드로 교체 공시 완료했다"고 밝혔다. 무라드는 작년 12월 22일 일시 교체 선수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을 함께 시작한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200cm)가 부상 여파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자, 급하게 대체 선수를 데려온 것이다.
무라드가 V-리그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경기는 지난달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4라운드 현대캐피탈 원정 경기다. 이날 무라드는 홀로 52득점을 뽑아냈다. 남자부 역사상 1경기 최다 득점 역대 8위 기록이다. 공격 성공률도 72.73%로 매우 높았다.
무라드는 곧장 다음 경기부터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필승 카드'가 됐다. 바로 다음 경기인 4라운드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서 선발 출전하며 23득점을 해결했다.
그러나 올스타 휴식기가 지난 후 무라드가 잠잠해졌다. 지난달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5라운드 현대캐피탈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1점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불과 18일 전 52득점을 뽑아낸 상대였음에도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심지어 이 당시 링컨이 부상에서 회복해 평가전을 뛰며 아주 좋은 활약까지 펼쳐 무라드의 대한항공 잔류에 빨간불이 켜지기도 했다.
다음 경기 삼성화재 원정 경기에선 23득점, 공격 성공률 48.84%를 기록하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열린 KB손해보험전에서 2득점, 한국전력전에선 1득점을 냈을 뿐이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의 선택은 링컨 대신 무라드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좋은 피지컬을 이용한 강력한 공격력과 블로킹 능력이 우수하다"며 "지난 8주 동안 팀에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팀의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는 데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대한항공이 사상 첫 통합 4연패라는 역사를 남기기 위해선 무라드의 활약이 기복 없이 이어져야 한다. 무라드가 최근 4경기에서 23득점을 기록한 삼성화재전을 제외하면 존재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4라운드 후반부터 1위 우리카드 추격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 대한항공은 현재까지 17승 11패(승점 53)를 기록하며 선두 우리카드(19승 9패 승점 55)를 바짝 쫓아가고 있다.
1경기마다 두 팀의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 우리카드의 외국인 주포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199cm)이 부상으로 전력 이탈이 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건강한 외국인 선수가 있는 대한항공이 이점을 확실하게 살려야 한다. 그 답은 무라드가 제 역할을 해주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