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별 예선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 신유빈이 스테파노바를 상대로 드라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탁구가 사상 최초로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에서 산뜻하게 출발했다. 최근 탁구가 뜻하지 않게 아시안컵에 나선 축구 대표팀 내분의 한 원인이 됐던 아쉬움을 날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남녀 대표팀은 16일 부산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나란히 승리했다. 남자팀은 폴란드를 3 대 1로, 여자팀은 이탈리아를 3 대 0으로 눌렀다.
주세혁 감독이 이끄는 남자팀은 임종훈, 안재현(이상 한국거래소), 장우진이 나서 승리를 합작했다. 세계 랭킹 5위인 한국은 19위 폴란드를 매치 스코어 3 대 1로 제압했다.
3조 1차전에서 대표팀은 1단식에 나선 장우진이 고전했다. 장우진은 마세이 쿠비크에 첫 두 게임을 내주며 벼랑에 몰렸다. 그러나 이후 장기인 포핸드 드라이브가 살아나면서 내리 세 게임을 따내 3 대 2(13-15 8-11 11-8 11-7 11-6) 역전승을 일궈냈다.
왼손 에이스 임종훈이 기세를 이었다. 특유의 날카로운 백핸드로 밀로시 레짐스키를 3 대 1(12-10 11-9 10-12 11-4)로 제압했다. 폴란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안재현이 상대 에이스 야쿠브 디야스에 1 대 3(8-11 10-12 11-7 9-11)으로 덜미를 잡혔다.
하지만 장우진이 다시 힘을 냈다. 4단식에서 레짐스키를 3 대 0(11-8 11-3 14-12)으로 완파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남자 대표팀은 4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1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별예선 한국 대 폴란드의 경기. 한국 장우진이 폴란드 마시에 쿠비크 상대로 공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경기 후 장우진은 "상대를 보지 않고 너무 급하게 내 것만 하려다가 두 게임을 먼저 내주고 힘들게 끌고 갔다"면서 "조금 차분하게 하자고 다시 시작해서 결국 원하는 대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종훈도 "어디든 홈처럼 응원을 받는 중국이 부러웠는데 오늘 안방에서 많이 응원을 받으면서 하니까 기분도 좋고 경기력도 좀 더 올라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은 3조 예선에서 무난히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폴란드는 1패를 안았지만 인도와 2위 경쟁이 예상되고, 칠레와 뉴질랜드가 약체 평가를 받는다.
오광헌 감독이 이끄는 여자팀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역시 세계 5위인 여자팀은 24위인 이탈리아에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21년 만의 복식 금메달을 한국 탁구에 안긴 듀오가 맹활약했다.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신유빈(대한항공)이다.
1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별예선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 전지희가 비바렐리를 상대로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지희는 1단식에서 비바렐리 데보라에 3 대 0(11-4 11-9 11-4) 완승을 거뒀다. 그러자 신유빈도 2단식에서 스테파노바 니콜레타를 역시 3 대 0(11-5 11-7 11-7)으로 눌렀다.
3단식의 이시온(삼성생명)은 몬파르디니 가이아에 첫 게임을 내줬다. 그러나 이내 전열을 가다듬어 3 대 1(11-8 11-3 8-11 11-9) 역전승을 이뤄냈다.
신유빈은 "지희 언니와 시온이 언니가 앞뒤에서 끌고 밀어줘서 편하게 경기했다"면서 "벤치에서 응원해준 언니들까지 한마음으로 스타트를 좋게 끊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지희와 이시온도 "많은 팬들의 응원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면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