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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 등판, 완봉승 3번, ERA 1위…류현진이 추억한 MLB 11년

WS 등판, 완봉승 3번, ERA 1위…류현진이 추억한 MLB 11년

2019시즌 류현진. 연합뉴스2019시즌 류현진. 연합뉴스
2019시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정규 리그가 끝나갈 무렵이던 9월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맞대결에서 류현진이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이 경기 이후 2.41에서 2.32로 낮아졌다. 내셔널 리그(NL)와 아메리칸 리그(AL)를 포함한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사실상 확정 짓는 순간이었다.

세계 최정상급 투수들이 즐비한 MLB 무대에서 한국인 투수가 '최고 투수'를 뜻하는 평균자책점 1위를 거머쥘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전까지 한국 투수는 물론, 아시아 투수가 이 기록을 달성한 적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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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24년, 류현진은 11년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KBO리그 친정팀 한화 이글스로 금의환향했다. 류현진은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역사상 최고 대우를 받으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류현진의 머릿속엔 빅 리그 경험 중 어떤 기억이 가장 크게 남아 있을까. 류현진은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 같은 질문을 받자, 우선 "투수가 할 수 있는 팔 수술은 다 한 것 같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은 MLB 3년 차던 2015년 야구 인생 최대 고비를 맞았다. 3월 시범 경기에서 왼쪽 어깨 부상 이후 몸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아 수술대에 오른 것. 이후 2016년에도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 후 3번째 시즌, 팔꿈치에 또 문제가 생겼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야 했고, 다시 마운드로 서기까지 약 14개월이 걸렸다. 류현진은 당시를 떠올리며 "그래도 복귀를 한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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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생각했던 것 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며 빅 리그 생활을 돌아봤다. 가장 먼저 '생애 첫 월드 시리즈 등판'을 회상했다.

류현진은 2018년 10월 25일 미국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MLB 월드 시리즈 2차전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서 한국인 최초로 선발 등판했다. 비록 4⅔이닝 동안 6안타 4실점을 내주며 패전 투수가 됐지만, 이 역시도 한국 야구 역사에 소중한 기록이었다.

또 완봉승을 거뒀던 순간들도 잊지 않았다. 류현진은 MLB 경력에서 총 3차례 완봉승 기록을 남겼다. 2013년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류현진은 9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3 대 0 승리를 이끌며 빅 리그 데뷔 11경기 만에 생애 첫 MLB 완봉승을 거뒀다.

또 2019년 5월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도 9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달성했다. 이어 토론토 이적 이후인 2021년 7월 19일에도 텍사스 레인저스와 더블 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시 M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더블헤더 경기를 7이닝으로 치르던 때였다.

이어 언급한 기억은 앞서 소개한 '평균자책점 1위'의 순간이었다. 직접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지만 2013년 한국인 첫 포스트 시즌 등판과 승리, 2019년 올스타전 선발 등판, 사이영상 1위 표 획득 등 류현진이 한국 야구팬들에 선사한 추억들은 수없이 많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23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피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23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피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지만 MLB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한화에서 뛰게 될 8년 동안) 목표는 우승"이라며 한국에서 미래를 그렸다.

11년 동안 자신을 응원해 준 다저스, 토론토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남겼다. 류현진은 "여태까지 많은 응원을 해주셨는데 감사드린다"며 "한국에서 제가 야구를 그만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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