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병원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23일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진료센터에서 한 환자가 응급실에 들어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으로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계 단체들이 "의료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웨슬리언교단장협의회 등은 23일 잇달아 성명을 발표하고 전공의들의 복귀를 촉구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성명서를 통해 "전공의는 즉각 병원으로 복귀하고, 정부는 대화를 통해 의료 공백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윤실은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와 보완 의견 표현은 환자 곁에서 환자의 생명을 지키면서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의대 정원 확대는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국민의 생명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이권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밀어붙이기 방식이 아닌, 보다 유연한 설득과 합의 과정을 통해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는 "전공의들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해 의료현장을 떠나는 극단적인 집단행동을 중단하기 바란다"며 "최소한 의료현장을 지키면서 문제해결에 나서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기공협은 "정부와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는 인내심을 갖고 좀 더 진지하게 의사협회와 현장 의료진들의 입장을 경청해 아름다운 합의를 이루어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 존 웨슬리의 신앙 전통을 따르는 6개 교단이 가입한 웨슬리언교단장협의회도 입장문을 내고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의료계의 집단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웨슬리언교단장협의회는 특히, "의대 정원 확대는 역대 정부마다 논의해왔지만 의료계 반발로 미루어져 왔을 뿐"이라며 언젠가는 시행해야 할 국가적 중대사안이었다"고 강조했다.
웨슬리언교단장협의회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밤낮 환자를 돌봐온 전공의들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한다"며 "다시 환자 곁으로 돌아가 생명 수호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