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키프텀(사진 왼쪽)이 지난해 10월 8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0분35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운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에티오피아의 모시네트 게레메우 바이가 2022년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4분43초를 기록,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자료사진 "'서브2(sub 2·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이내 주파하는 것)' 달성이 목표입니다." 세계 정상급 건각(健脚)들의 기록 경신이 기대되는 '2024 서울마라톤' 대회가 17일 개막한다.
16일 대한육상연맹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전문 선수들로 구성된 '국제 엘리트'와 생활 체육인들이 참여하는 '마스터스' 부문에 79개국 3만8000여 명이 출전한다. 이는, 지난해 3만1800여 명 보다 20% 가량 증가한 규모다. '마스터스'는 42.195km 풀 코스와 10km, '국제 엘리트'는 풀 코스의 경기가 치러진다.
10개국 141명이 출전하는 '국제 엘리트' 부문은 2시간 5분 이내 기록 보유자 4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의 세계 신기록, 대회 신기록 등의 기록 경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주목을 받는 4명 마라토너는 구예 아돌라 이더모(2시간 3분 46초·에티오피아), 필리몬 킵투 킵춤바(2시간 5분 35초·케냐), 솔로몬 키르와 예고(2시간 5분 42초·케냐), 거브루 느구스 러다흔(2시간 5분 58초·에티오피아) 등이다.
이들 모두는 고(故) 켈빈 키프텀의 세계 신기록(2시간 00분 35초·케냐)을 경신해 '서브2' 실현을 목표를 밝히면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또 이들이 지난 2022년 에티오피아 국적의 모시넷 게레메우 바이가 기록한 이 대회 신기록(2시간 4분 43초)의 경신 여부도 관심사다. 여성은 루마니아 국적의 조앤첼리모 멜리가 이 대회 신기록(2시간 18분 4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킵춤바와 예고는 지난해 열린 '상하이 마라톤'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PB)을 깨뜨리며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는 마라토너들이어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킵춤바는 이더모보다 보유 기록은 뒤쳐지지만 최근 대회에서 포인트를 많이 획득, 이들 4명 중 세계 랭킹 순위(22위)가 가장 높다. 이어 예고(53위), 이더모(112위), 러다흔(135위) 등의 순이다.
'2024 서울마라톤' 풀코스. 서울시대한민국 선수들도 세계 건각들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2시간 10분 13초의 기록을 보유, 세계 랭킹 331위인 박민호(코오롱)를 비롯해 2시간 15분 27초로 세계 랭킹 804위의 김홍록(건국대) 등은 24년간 넘지 못한 이봉주의 2시간 7분 20초의 한국 신기록에 도전한다.
대회 참여자 대다수를 차지하는 70개국 3만8000여 명이 참여하는 마스터스 부문의 경우 풀 코스는 1만8000여 명, 10km는 2만여 명의 생활 체육인들이 출전한다. 마스터스 부문도 세계 여러 국가의 생활 체육인들이 출전하는 만큼, 좋은 기록이 기대된다.
대회 주최 측인 남규하 서울시 체육정책팀장은 "대회 당일 날씨가 기록 경신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비가 오는 것으로 예보돼 조금 걱정되지만, 세계 유수의 선수들이 다수 참가 한 데다 기록 경신을 자신하고 있는 만큼,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서울시와 대한육상연맹 등이 주최한다. 서울시 육상연맹 주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후원한다. 세계육상연맹(WA)은 2019년 '서울마라톤'을 세계육상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보스턴, 아테네 대회에 이어 세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WA의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라벨'(Platinum Label)을 획득한 대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