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개막 앞두고 고척돔 폭발물 여부 확인하는 경찰특공대. 연합뉴스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개막전이 열리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협박 메일이 접수됐다는 소식에 해외에서도 크게 놀란 모습이다.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전 6시께 '고척돔에 고성능 폭탄을 터트려 LA 다저스 소속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29) 등을 해치겠다'는 내용이 담긴 협박 메일이 왔다. 밴쿠버 총영사관 직원이 메일을 받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메일은 영어로 쓰였고, 한 페이지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고척돔에 기존 경비 인력 외에도 추가 인원을 배치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순찰 횟수도 늘릴 계획"이라며 대응책을 밝혔다.
실제로 경기를 앞둔 고척돔엔 특공대 30명과 기동대 120명의 경찰 인력이 파견돼 폭발물 설치 여부를 확인 중이다. 현재까진 별다른 위험 요소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MLB의 본고장인 미국은 물론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5·LA 다저스),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자국 선수의 경기를 기다리고 있는 일본에서도 걱정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매체 'LA 타임스'는 이날 해당 내용이 담긴 소식을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타니를 대상으로 한 폭탄 위협은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경찰은 폭탄 테러 협박범이 허위 주장을 했던 전력이 있는 인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매체들도 이 사건에 대해 일제히 보도했다. '주니치 스포츠'는 같은 날 "일본인 변호사를 자칭하는 메일 송신자가 고척스카이돔에 폭파를 예고했다"고 알렸다.
또 다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설마…오타니 vs 다르빗슈 개막전 폭파 예고"라는 제목의 기사 통해 "경찰은 구장에 특수부대 대원들이 약 150명 투입돼 수색하고 있고, 아직 특이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달했다.
앞서 다저스 선수단이 입국하던 지난 15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향해 날계란이 날아드는 사건도 발생했다. 로버츠 감독이 이날 입국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신원 미상의 시민이 날계란 1개를 바닥에 던진 것.
스포니치 아넥스는 "다저스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도 인천국제공항에 많은 팬들이 모였다"며 "로버츠 감독에게 날계란이 투척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해당 남성을 폭행 혐의로 적발했다"고도 첨언했다.
경기 전부터 소란이 일고 있지만 오타니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타니는 20일 자신의 SNS에 "오늘 저녁 시즌이 서울에서 시작됩니다. 곧 만나요. 다저스 화이팅!"이라는 문구를 한글로 적어 올리며 국내 야구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오타니는 한국에 입국하기 전부터 SNS를 통해 '손가락 하트'와 함께 태극기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엔 아내 다나카의 사진을 공개한 뒤 "기다려지다!"라는 문구와 함께 재차 태극기 이모티콘을 게시했다. 또 한국 착륙 직전엔 인천 상공을 찍으며 태극기를 태그한 글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오타니 SNS 캡처사상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2024 MLB 개막전은 20일 오후 7시 5분에 예정대로 시작된다. 이날 오타니는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