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시피 제공 태종 이방원. '왕자의 난'으로 권력을 도모하고 왕권을 차지한 이후 피의 숙청으로 정적을 축출하는 냉엄하고 비정한 군주라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새롭게 창업한 왕조 조선의 기틀을 마련한 노련한 정치가이자 구습을 혁파한 성공한 군주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소설 '국회의원 이방원'은 난세를 뚫고 조선왕조를 반석 위에 세운 '역대급 정치가'인 이방원이 600년의 세월을 넘어 끈 떨어진 비례대표 의원 이동진의 몸에 우연히 빙의돼 반목과 불신, 권력지향과 탐욕의 정치판을 뒤엎는 판타지 역사 정치물이다.
정치적 이상을 좇았지만 낮은 권력욕에 쓴소리만 거듭하다 사실상 재선 도전이 불가능해진 집권 여당 비례대표 의원 이동진. 그에 빙의된 이방원은 놀라운 현대 문물을 접하며 문명을 즐기다 특유의 권력욕으로 정치 실세들의 다툼에 자신의 특기인 정치적 책략을 내놓으며 주목을 받는다.
국회의원이 된 이방원에게 국회 구조 등 현 대한민국의 정치 실정을 설명하거나 이방원이 정치적 활약을 하며 삼봉 정도전, 포은 정몽주 등 역사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목들은 역사와 정치사가 오늘날 우리 정치 현실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흥미롭게 보여준다.
역사학을 전공하고 8년의 정치부 기자 생활로 다져진 저자의 사실감 넘치는 정치판 이야기와 상상력이 더해졌다. '정치 10단' 이방원이 2024년 대한민국 정치판에 뛰어든다면 그는 누구와 권력을 도모하고 어떤 책략을 꺼내들까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도형 지음ㅣ북레시피ㅣ3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