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이해인이 21일(한국 시각) 캐나다 몬트리올 벨 센터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에 오른 뒤 인터뷰하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기자단한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에이스 이해인(고려대)이 세계선수권대회 2년 연속 입상 가능성을 높였다.
이해인은 21일(한국 시각) 캐나다 몬트리올 벨 센터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총점 73.55점을 받았다. 기술 점수(TES) 40.30점, 예술 점수(PCS) 33.25점 등으로 35명 중 중 3위에 올랐다.
1위는 루나 헨드릭스(76.98점·벨기에), 2위는 이사보 레비토(73.73점·미국)이다. 점수 차가 많지 않아 23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역전 우승도 가능하다.
이해인은 지난해 대회에서사카모토 가오리(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오른 이해인은 2년 연속 메달을 노린다. 우승 후보인 사카모토는 트리플 러츠 점프 착지 실수로 73.29점, 4위에 머물렀다.
유영(경희대)은 67.37점으로 5위, 김채연(수리고)은 66.91점을 받아 6위에 올랐다. 이해인까지 3명의 활약으로 한국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복수의 출전권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세계선수권 출전권은 지난해 성적에 따라 국가별로 배분되는데 한 국가에서 3명의 선수가 출전할 경우 상위 2명의 선수 순위의 합이 13 이하일 경우 3장, 28 이하면 2장이 주어진다.
이해인은 쇼트 프로그램 '세이렌'에 맞춰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깨끗하게 펼쳤다. 기본 점수 10.10점과 수행점수(GOE) 1.60점을 챙겼다. 이어 두 번째 점프인 더블 악셀까지 깔끔하게 뛰었다.
이후 플라잉 카멜 스핀을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연기한 이해인은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도 힘을 냈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을 우아하게 뛴 이해인은 싯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모두 레벨 4로 펼쳤다. 마지막 휘몰아치는 스텝 시퀀스(레벨4) 안무로 대미를 장식했다.
올 시즌 부진을 떨친 이해인은 "점수를 신경 쓰지 않고 재밌게 연기를 펼치겠다는 생각으로 임해 마음이 편했다"면서 "마치 훈련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점수가 잘 나와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에선 회전수 부족 문제를 신경 많이 썼다"면서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훈련처럼 재밌게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이해인은 자신처럼 슬럼프에 빠져 1년 만에 국가대표로 복귀한 유영의 연기에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해인은 "(유영) 언니의 점수가 (마지막 조까지) 가장 높은 곳에 있기에 '언니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뭔가 모르게 편안해진 느낌이 들었다"며 "언니도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여기서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6위를 차지한 유영은 지난 시즌 부진으로 은퇴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지난 1월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부활에 성공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따냈다. 유영은 경기 후 "나 자신에게 '오늘 하루 정말 수고했다'라는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